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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턴의 조건] 수출주력업종 3년뒤 中에 추월… ‘포스트 반도체’ 육성 시급

新 제조업 부흥정책 마련하자
민간硏 이어 정부 성장률 하향..반도체 하나가 수출 21% 담당..성장 생태계 만들 정책 절실

[J턴의 조건] 수출주력업종 3년뒤 中에 추월… ‘포스트 반도체’ 육성 시급

한국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제조업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됐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선 제조업이 살아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 경제의 중심과 바탕에 제조업이 자리 잡고 있어서다.

■韓 제조업 암울한 전망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최근 한국 제조업의 부진은 중국 산업의 빠른 추격,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산업구조 고도화 지연 등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누적된 구조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셈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반도체·석유화학·선박·무선통신기기 등 수출 상위 8대 주력 업종 글로벌 경쟁력이 3년 뒤 중국 등 경쟁국에 밀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는 세계경제 둔화와 함께 수출을 주도한 제조업의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지표가 지난해보다 비관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는 지난해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다소 낮은 2.6~2.7%로 전망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각각 2.7%, 2.6%로 전망했다. 민간 연구원인 현대경제연구원은 전망 보고서를 수정하며 2.5%로 당초보다 낮췄다.

■반도체 쏠림 해소 시급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반도체 편중이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한국의 총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이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17년 한국 ICT 산업 매출은 전년보다 8.7% 증가했지만 반도체 산업의 성장기여율이 82.8%를 차지, 반도체를 제외하면 매출 상승률은 2.2%에 그쳤다.

올해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2018년 수출입 평가 및 2019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수출액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국제무역연구원 김정균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 업황이 저하되면 수출과 경기 측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주력 업종 다양화와 관련 서비스업 육성, 신생기업 생태계 활성화 등을 통해 산업의 혁신성과 역동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 생태계 조성해야

이에 정부는 기존의 산업발전전략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경제 성장 엔진을 다시 가동시킬 제조업 혁신 추진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지원 정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세계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산업은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자동차와 조선 등 최근 부진 업종은 사업구조를 미래형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협력업체가 동반 입주하는 특화 클러스터 조성에 정부가 적극 지원키로 했다. 민간 차원에서 10년간 120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제고를 위해 3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방안도 시행된다.
조선산업은 오는 2025년까지 총 140척의 LNG연료추진선을 발주하는 내용의 활력제고 방안이 진행된다.

단기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한 대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과학기술 경쟁력이나 인력 충원 등을 한번에 아우를 수 있는 산업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산업 생태계의 큰 그림을 그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