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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삼성전자 50년… 제2의 삼성전자 나와야

13일은 삼성전자의 50번째 생일날이다. 지난 1969년 삼성전자는 초기자본금 3억3000만원, 종업원 36명으로 단출하게 출발했다. 첫해 기록한 매출은 3700만원, 당기순익은 -400만원이었다. 50년이 지난 지금 매출액은 무려 437만배, 직원수는 2800배 늘어났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과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그리고 30만명에 달하는 '삼성맨'들이 이룩한 성과다.

삼성전자의 쌍두마차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건 지난 1983년이다. 사업 초기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병철 회장 타계 후 선대의 유지를 이어받은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라'는 주변의 만류를 단호히 뿌리쳤다. 사업 시작 9년 만인 1992년 시장점유율 13.5%로 D램 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2017년엔 업계 최강자 인텔을 누르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스마트폰도 삼성전자를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 올려세운 일등공신이다. 1994년 '애니콜'을 내놓으며 휴대폰 사업에 본격 진출한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가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면서 2012년 노키아, 애플 등을 제치고 전 세계 휴대폰 시장 1위에 올라섰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삼성전자라는 세계적 기업 탄생의 밑바탕에는 끊임없는 혁신(Innovation),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Invest), 제품과 서비스의 세계화(International)를 지향한 '인삼(In-3) 전략'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과제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 추세가 꺾이면서 실적이 둔화하고 있는 건 걱정이다. 반도체를 대체할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5G 등에 투자를 확대, 새로운 동력을 찾겠다는 각오다.


제2의, 제3의 삼성전자가 나오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요구된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구원투수로 거론되고 있는 AI, 5G,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가 활로를 찾기 위해선 기업의 투자 확대만으론 부족하다. 신산업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역할은 정부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