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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새 아파트에 목마른 실수요자 몰려… 입장 대기만 2시간

광주 새해 첫 분양단지 '남구 반도유보라' 견본주택
광주 전체주택 80% '노후·불량'
집값 낮은편… 상승여력 높아 6개월 전매제한에 투자수요 관심

[현장르포] 새 아파트에 목마른 실수요자 몰려… 입장 대기만 2시간
12일 광주 새해 첫 분양 단지인 반도건설의 '광주 남구 반도유보라' 견본주택이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견본주택 앞에는 300여명의 대기자들이 몰리며 대기 시간만 1~2시간이 걸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반도 제공

"현재 살고 있는 집이 10년도 훨씬 넘은 아파트라 이번 기회에 새 아파트를 마련해 볼까 해서 방문하게 됐다."(광주 남구 월산동 60대 주부)

광주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집값 상승률 고공행진으로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정부 규제로 잠시 주춤했지만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고, 아직 부산과는 달리 정부가 조정대상지역 등으로 지정하지 않는 등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2일 오전 광주 새해 첫 분양 단지인 반도건설의 '광주 남구 반도유보라' 견본주택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인파가 몰리며 200m정도의 긴 대기행렬이 이어졌다. 오전에는 50~60대 방문객들이 주를 이뤘으나 오후에 들어서자 30~40대 방문객들도 늘면서 견본주택 앞에는 300여명의 대기자들이 몰리며 대기 시간만 1~2시간이 걸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0억원 넘은 광주 신규 아파트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9억7000만원 하던 광주 봉선동 S아파트가 5개월만에 15억2000만원까지 오르면서 광주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모 부동산 스타 강사가 광주 봉선동을 '광주의 대치동'이라고 부르면서 집값이 뛰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광주가 단순히 일부 투기 세력이 몰려 집값이 오른 것만은 아니다. 이날 직접 찾은 광주는 1980년대 지어진 아파트와 낡은 단독주택, 빌라촌 등 노후된 주택이 워낙 많아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아 집값 상승 여력이 많았고 택지가 많이 없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들어서자 집값이 상승한 것이다.

실제 광주 남구 반도유보라를 찾은 수요자들도 새 아파트에 살기를 원하는 실수요자가 많았다. 특히 돌고개역에 위치한 역세권 아파트에 바로 옆 양동시장이 있어 시장에 사는 주민들이 청약을 넣기 위해 대거 몰렸다. 그동안 수완지구, 상무지구, 첨단지구 등 광주 외곽을 감싸던 지역이 새로운 부촌(富村)으로 떠오르면서 집값을 견인했다.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 위치한 '우미린 2차' 전용 84㎡의 경우 2017년 5월 3억2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2월 58.3% 오른 4억78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인구가 몰리며 이 지역이 포화되자 자연스레 광주 구도심 재개발 아파트의 관심이 높아지며 광주 안쪽으로 실수요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광주 남구 반도유보라가 들어서는 월산동도 구도심이지만 새 아파트가 들어서고 인근 지역도 지역조합주택 재개발로 힐스테이트 등 브랜드 아파트가 지어질 예정이라 향후 주거단지로 크게 탈바꿈할 전망이다.

특히 광주 남구 반도유보라는 반도가 광주에 첫 진출하는 단지다. 그만큼 인근 북구 임동의 중흥S클라스 고운라피네 대비 분양가도 3000만원정도 저렴하지만 상품성은 더욱 신경썼다. 이에 초기 프리미엄 역시 2000만~3000만원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전매제한도 6개월 밖에 안돼 실수요자 이외에 투자 수요도 몰릴 것으로 보인다.

■집값 급등했지만 새집 수요여전

일각에서는 광주가 지난해 갑자기 집값이 폭등했고 분양가 역시 3.3㎡당 7~800만원대에서 1000만원을 넘어서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9·13 부동산 대책' 발표된 이후 한달에 3104건(8월14일~9월13일)이었던 거래량이 지난 달(11월 14일~12월 13일) 848건으로 크게 줄었다. 올해부터는 입주물량도 22개 단지 1만2906가구로 최근 5년 사이 최대치다. 일분 분양 물량도 동구 학동4구역(현대산업개발), 동구 지원1구역(보광종합건설), 동구 계림2구역(현대산업개발·SK건설), 북구 우산구역(GS·금호건설), 북구 중흥3구역(제일건설) 등 9000여가구에 달한다.
이들 아파트가 완공되는 2020년에는 물량 소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광주시의 '2025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르면 전체 주택의 78.9%가 노후 불량 건축물로 분류될 만큼 낡은 아파트가 많고, 정비사업이 아니면 새 아파트를 지을 수 없어 신규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광주 집값이 어느 정도 오른 뒤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아직 다른 지방 시장과는 달리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면서 "지난해 뜨거운 열기가 이어지면서 아직 온기가 남아 당분간 급격한 위축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