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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중국도 성장 둔화… 세계경제에 짙은 먹구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소규모 개방경제국인 한국은 그 먹구름 아래 있다. 2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6%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톈안먼 사태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6.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6.3%에 그칠 것으로 예측한다. UBS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미·중 통상마찰이 지속될 경우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한국 수출의 4분의 1가량이 중국으로 간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한국 경제에 좋을 턱이 없다.

1위 경제대국 미국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매파 발톱을 드러냈던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마저 추가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보이겠다고 한 발 물러설 정도다. 연준 안에서 비중이 큰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18일 "지금 연준에 필요한 것은 신중함과 인내심, 올바른 판단력"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섣불리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낙관했다. 하지만 오는 3월 1일로 시한이 잡힌 쌍무협상이 어떤 결말에 이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유럽은 유럽대로 흔들리고 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영국은 의회가 브레이크를 거는 바람에 브렉시트 일정이 오리무중이다. 당초 기대한 질서정연한 탈퇴는 물 건너간 듯 보인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사이에 관세 장벽이 무질서하게 세워지면 서로에게 손해다.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한국도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 힘들다.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 동향을 예고하는 풍향계로 불린다. 그만큼 대외의존도가 높다. 예전 사례를 봐도 결국 한국 경제를 지배하는 요인은 외부에서 온다.
밖에서 순풍이 불면 우리 경제도 흥이 나지만, 역풍이 몰아닥치면 휘청댄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이 작년과 비슷한 2.6~2.7%에 이를 것으로 본다. 외부 충격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