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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前대법원장 구속영장심사에 법원 앞은 전쟁터 '방불'

양승태 영장심사 날, 법원 앞 전쟁터 방불
진보·보수단체 경찰 사이에 두고 신경전 '팽팽'
원색적인 비난도 난무해

양승태 前대법원장 구속영장심사에 법원 앞은 전쟁터 '방불'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 앞 삼거리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노조원들이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최재성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 앞 삼거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두고 보수시민단체와 진보시민단체는 확성기와 육성, 현수막과 보도자료를 통해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사법부 신뢰 잃어선 안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승태를 구속하라"는 구호를 연신 외쳐대며 법원의 구속 결정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들 앞에는 현수막과 함께 법원공무원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받은 서명지 상자도 놓여 있었다. 이들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에 걸친 서명운동을 통해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법원구성원 3253명, 국민 1만12명의 서명을 받았다.

전국공무원노조는 회견문을 통해 "양 전 대법원장은 3000명의 법관 중 최고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대법원장의 직책을 가진 자임에도 동료 법관을 사찰해 불이익을 주고 재판에 개입해 재판의 독립을 철저히 유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할 양 전 대법원장이 지난 검찰 수사 당시 대법원에서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기자회견을 시도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며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조석제 본부장은 "오늘 사법부가 다시 살아날 것인지, 아니면 저 나락으로 떨어져서 국민적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릴 것인지 결정이 난다"며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몸통의 최정점에 있는 인물로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이어 반드시 구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승태 前대법원장 구속영장심사에 법원 앞은 전쟁터 '방불'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 앞 삼거리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부당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최재성 기자
■"법치주의 입각, 공정재판 해야"
반면 자유연대를 필두로 한 보수단체들은 "정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공정한 영장심사를 진행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한 이들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은 삼권분립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는 "현 정부가 멋대로 사법부를 유린하는 행위는 분명히 잘못된 정치 행동"이라며 "사법부가 붕괴되고 있는 오늘은 사법부 수치의 날"이라고 말했다.

이들 보수단체들은 바로 맞은 편에서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법원노조원들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가의 희생을 바라는 사람들"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 대표 역시 "제일 큰 책임은 문재인 정부와 자유민주주의를 붕괴시킨 저들(법원 노조원)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법원 주변에는 혹시 모를 위험 상황에 대비해 수백명의 경찰 인력도 배치됐다. 차량통제 내용과 안전 수칙 등을 전하기 위해 경찰이 확성기 방송을 진행하자 보수단체와 진보단체 모두 "기자회견을 방해하지 말라" "경찰이 고의적으로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