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돈도 가문도 아니다..新권력은, 연결시키고 결집시키면 생긴다

뉴파워: 새로운 권력의 탄생
제러미 하이먼즈/ 비즈니스북스
빌보드 점령 'BTS' SNS로 소통
건물 하나없이 업계 평정 '에어비앤비'
참여·협력·공유로 현재를 지배

돈도 가문도 아니다..新권력은, 연결시키고 결집시키면 생긴다

2018년 9월 25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회의장에 뜻밖의 인물이 나타났다. 글로벌 무대에서 'BTS'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20대 초반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청년 아젠다와 관련해 연사로 연단에 올랐다.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 더구나 대형 기획사도 아닌 중소 기획사에서 발굴한 '흙수저 아이돌'이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유엔에서 연설을 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K팝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리며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언급된 BTS의 성공은 단순히 K팝이나 한 아이돌 그룹의 성공이라고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이들의 성공 이면엔 전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한 소셜미디어의 막강한 힘이 자리잡고 있다. 데뷔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BTS는 2015년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확산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해외에서부터 확고한 팬덤이 조직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로 연결된 전 세계 팬들의 결집은 단숨에 그들을 글로벌 아이돌의 위치에 올라가도록 했다.

인터넷과 플랫폼의 발달은 국경과 인종, 젠더를 초월해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시켰다. 모든 것을 공유하게 만들었다. 또 의미 있는 아이디어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등장, 사회변화를 불러온 미투 운동, BTS의 빌보드 점령, 심지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까지. 이 모든 현상의 뒤에는 초연결된 대중의 힘 즉, '신 권력'의 부상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오늘날 초연결 대중의 힘이 발휘되는 현상을 심도 있게 분석하며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권력의 이동'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과거를 지배했던 옛 권력과 21세기에 떠오른 신 권력이라는 거대한 두 세력에 대해 설명하며 이 힘이 서로 부딪치고 견제하는 세상을 헤치고 나아가 어떻게 신 권력을 거머쥘 것인지 탐구한다. 또 기업과 개인에게 이러한 신권력을 제대로 활용해 성공적으로 유지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선 뉴파워를 이해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뉴파워' 즉, 신 권력이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 20세기까지의 옛 권력은 관리, 통제, 폐쇄 등의 단어로 정의된다. 소수인 기득권층이 주도하고 상명하달식이며 권력자들은 이 힘을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반면 21세기 들어 새롭게 형성된 신 권력은 참여와 협력, 공유의 형태를 띠며 투명성을 중시한다. 개방적이고 분산되며 수평적이다. 이젠 공기처럼 없어선 안 될 소셜 플랫폼의 작동 방식과도 같다.
신 권력이 추구하는 목표는 권력을 움켜쥐고 놓지 않는 게 아니라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해서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결집'시킨다.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건물 하나 없이 호텔 업계를 지배한 에어비앤비처럼, 무료로 지식을 개방해 세계에서 가장 큰 아이디어 공유 공동체가 된 테드처럼, 온갖 규제로 통제하지 않고 자유로운 참여를 유도해 콘텐츠 시장을 집어삼킨 유튜브처럼, 할리우드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들불처럼 번진 미투 운동처럼 말이다. 저자는 아울러 새로운 권력의 역동성을 이해한 조직과 기관, 개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