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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이도류’ 강백호-‘신인’ 서준원, 153㎞ 맞짱

미리보는 2019 프로야구 명장면 <2>강백호-서준원 강속구 대결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이도류’ 강백호-‘신인’ 서준원, 153㎞ 맞짱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이도류’ 강백호-‘신인’ 서준원, 153㎞ 맞짱
2017년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서울고와 경남고 결승 경기에서 역투하는 서울고 투수 강백호(현 KT 위즈). 사진=김범석 기자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이도류’ 강백호-‘신인’ 서준원, 153㎞ 맞짱
2018년 ‘전국명문고야구열전' 부산고와 경남고의 결승전에서 9회초 경남고 투수 서준원(현 롯데 자이언츠)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시속 153㎞는 꿈의 스피드다. 더구나 고교 투수가 153㎞ 강속구를 던지면 스카우트들은 지옥에까지 쫓아가서라도 그를 데려올 것이다. 강백호(20·kt)와 서준원(19·롯데)은 고교시절 이미 153㎞의 극한 스피드를 맞보았다.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서준원(당시 경남고)은 지난 해 5월 황금사자기 대회 장충고와의 경기서 153㎞를 찍었다. 공식 경기 자신의 최고 기록이다. 롯데가 그에게 3억 5000만원의 계약금을 안겨준 이유다. 공교롭게도 투수 강백호(당시 서울고) 역시 고교시절 최고 153㎞를 기록했다.

강백호는 한 발 먼저 프로에 진출했다. 지난 해 타율 2할9푼, 홈런 29개, 타점 84개로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2700만 원이던 연봉은 1억 2000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정후(넥센·1억 1000만 원)를 넘어선 고졸 2년 차 최고 연봉이다.

1년 후 서준원이 2019년 프로야구에 등판한다. 서준원은 내부 경쟁을 거쳐봐야 알겠지만 롯데 불펜의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속 150㎞ 사이드 암 투수를 2군에 썩힐 감독은 없다. 사이드 암 투수는 정통파들에 비해 5㎞ 가량 체감 스피드가 더 빠르다.

서준원은 조만간 프로 무대서 강백호와 맞붙게 된다. 이들 사이에는 가벼운 원한이 있다. 서준원은 전국대회서 1년 선배 강백호를 상대로 직구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 투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아 놓고 빠른 공으로 삼진을 노렸으나 도리어 장타를 허용했다. 서준원은 복수(?)를 벼르고 있다. 언제가 됐던 강백호를 만나면 무조건 초구 직구를 던지겠다고 호언했다. 강속구 투수의 최고 무기는 직구다. 힘으로 홈런 타자를 압도하고 싶은 것은 모든 투수들의 로망이다.

강백호와 서준원의 맞대결은 마운드에서도 벌어질 공산이 크다. 강백호는 올 시즌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른바 '2도류'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둘의 불펜 맞대결이 예상된다. 강백호는 고교시절 서울고의 4번 타자와 투수를 겸했다. 프로 입단 후 한 쪽 날개를 잃었으나 지난 해 올스타전서 시속 150㎞ 강속구를 던져 강한 어깨를 과시했다. 강백호는 투·타 겸업을 원한다. 이강철 신임 kt감독을 처음 면담하는 자리서도 숨김없이 '투수 욕심'을 드러냈다.

투수출신 이강철 감독은 누구보다 투수의 마음을 잘 안다. 마운드에 서고자하는 강백호의 열망을 충분히 파악했다. kt는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서 강백호의 투수 가능성을 시험할 예정이다. 투수로 합격점을 받으면 선발 이대은, 불펜 강백호가 새롭게 '마법사' 마운드의 축으로 등장하게 된다.


강백호는 최근 서울고 유정민 감독에게 "투수로 마운드에 서려니 지난 해 신인으로 입단할 때만큼 떨린다. 투수로도 성공할 자신이 있다"며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시속 153㎞ 강속구로 강백호를 상대하려는 서준원. 시속 153㎞ 강속구를 다시 던지길 원하는 강백호. 이들의 맞대결은 2019 프로야구 최고의 명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