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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경원, 오늘 손혜원…정치쟁점화에 목포시민 피로감

어제 나경원, 오늘 손혜원…정치쟁점화에 목포시민 피로감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목포 투기 의혹 일대에서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9.1.2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목포=뉴스1) 한산 기자 = 목포 문화재구역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23일 목포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날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현지를 찾은 데 이어 손 의원의 기자회견까지 이어지면서 목포시민들은 정치쟁점화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날 손 의원의 기자회견장 안팎에는 5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일대 교통이 2시간여 마비되기도 했다.

손 의원 지지자들은 "손혜원 파이팅!", "투기가 아니다" 등을 외치며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손 의원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이날 오전부터 목포도심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손 의원 지지자들은 기자회견이 열리기 수시간 전부터 목포역에서 대의동으로 가는 길가에 '빛은 어둠을 이깁니다. 진실은 거짓을 이깁니다. 손혜원 의원님 힘내세요. 항상 응원합니다'라는 응원 문구 수십장을 가로등과 전신주에 부착했다.

기자회견이 열리는 대의동 초입에는 '쫄지마, 손혜원, 화이팅 손혜원, 힘나라, 손혜원'이라 적힌 현수막도 내걸렸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의동, 만호동, 행복동 등 목포 원도심 주민들의 표정은 씁쓸함 그 자체였다.

주택·토지 매입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주민들은 공통적으로 '창성장' 일대가 정쟁의 한가운데에 선 것에 대해서 불만을 표출했다.

대의동 주민 조모씨(48·여)는 "벌써 1주일 넘게 시끌시끌한데 손 의원의 투기의혹이 하루 빨리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모씨(75)도 "평소에는 목포에 관심도 두지 않던 정치권이 밥그릇 싸움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목포를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주민들은 현재 진행되는 손 의원 논란에 대한 진실규명보다는 정치적 사안으로 흐르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양모씨(80)는 "주민 입장에서는 쇠락할대로 쇠락한 구도심이 조금이나마 활기를 띠길 바랄 뿐인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개발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손혜원을 공격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손 의원의 투기 의혹 논란이 1주일 이상 계속되고 있지만 목포 원도심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손 의원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민 김모씨(72·여)는 "집 한 채가 7~8평밖에 안되는 곳이고, 집 10채 가격이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이 될까말까 하는 곳인데 이걸 투기로 볼 수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김모씨(61·여)도 "아무도 안 다니는 거리를 살리겠다고 한 것을 가지고 정치권과 언론에서 손 의원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 주민은 "한 채에 수십억씩 하는 건물도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도 아닌데 정치권도 언론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손 의원을 비난하고 있다"면서 손 의원 투기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과 언론 행태를 문제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