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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애순 안무가 "우리가 몸, 몸은 우리 자신"

신작 '평행교차' 2월 선봬
2월 16~17일, 아르코예술극장

안애순 안무가 "우리가 몸, 몸은 우리 자신"
왼쪽부터 박훈규 영상감독, 안애순 안무가, 장혜진 드라마터크(사진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진=fnDB

‘2018년도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인 안무가 안애순의 신작 ‘평행교차’가 오는 2월 16~17일 오후 4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 오른다.

안애순은 한국 안무가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바뇰레 국제안무대회에 참가하는 등 해외에서 주목받아왔으며, 안애순무용단, 한국공연예술센터, 국립현대무용단의 예술감독을 역임하며 ‘불쌍’ ‘이미아직’ ‘공일차원’ ‘어린왕자’ 등의 실험적 안무작들을 선보여 왔다.

이번 신작 ‘평행교차’는 추상적인 움직임을 여러 가지 차원의 시공간에 옮기며, 실험하고 이를 ‘평행 교차’해 그 움직임의 원천과 가능성을 탐구하는 무대다.

시간은 현재와, 과거, 미래로 구분되기보다 공존한다는 시간성의 개념이 이번 작품에도 녹아있다. 또한 ‘우리가 몸이고, 몸이 곧 우리 자신’이라는 인식 하에 시간성을 품고 있는 우리의 몸을 성찰한다.

안애순 안무가는 “근래 부모님을 자주 뵙는데, 어른들의 시간은 지금 현재보다 과거에 머물러 있는 반면 젊은 사람들은 자신이 만들어갈 미래나 다른 무엇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더 자주 갖는다고 느꼈다”며 이번 작업을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또한 몸 자체에 주목하며, “우리는 흔히 신체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은 우리가 몸이며, 몸이 우리 자신이다”며 “우리의 몸과 움직임은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살아가지만 우리의 시공간은 결코 하나의 차원으로 단순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과거의 기억도 나라는 사람이 만든 것이고, 가상의 세계도 내 심성 안에 있는 내가 만드는 것이다. 현재라고 하는 내 몸이, 과거의 시간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시간까지도 감지하고 있고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풀어낼지는 각자에게 달려있다. 삶에 대해, 존재에 대해, 몸과 함께 느끼는 작업이 되길 바란다.”

‘평행교차’는 시공간의 평행교차를 감각적이고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영상과 애니메이션 등을 도입한다. 애니메이션 제작에는 ‘숲에 숨은 달’의 우메하라 다카히로 감독, 영상은 박훈규 영상감독, 음악은 ‘어어부 프로젝트’의 장영규, 드라마트루기는 장혜진 드라마터그가 참여한다.

또 강진안, 오설영, 임정하, 조형준, 최민석, 허효선 등 수려한 기량과 경력, 개성을 갖춘 6명의 무용수가 심상에서 일어나는 상상과 기억과 고통을 다양한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장혜진 드라마터그는 이번 작업에 대해 “호기심 가고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몸은 소우주다. 우리의 몸이 지금의 몸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영향과 감정과 상상이 있었는지 이번 작업을 통해 돌아보게 됐다”며 “심리학적으로 이너시어터라고 우리 안에 이미 극장이 있다. 부모가 아이의 필요를 알기위해 한참을 바라보듯 우리 모두가 멈춰서 몸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훈규 영상감독은 “현대무용이란 장르를 공부하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며 “빅뱅 등 큰 무대영상을 한 사람이지만, 내 작업을 새로운 장르에 접목하게 돼 굉장히 흥미롭다. 유사점도 있는데, 무용수의 움직임이나 시공간을 넘나드는 느낌이 굉장히 영상적이다”고 말했다.

“텍스트나 사운드로 소통하던 시대에서 비주얼로 얘기하던 시대를 거쳐 이제는 몸이 아닐까. 현대인이 자신의 몸에 관심이 많은데, 정작 우리는 몸에 대해 너무 모른다. 이번에 무용수의 움직임을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그걸 이미지화하는 작업이라서 난해하고 어렵지만 흥미롭다. 내 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안애순 안무가는 “한 철학자의 말대로 어른들은 아이들처럼 마음대로 움직이고 상상하는 것이 어렵다. 우리는 그만큼 사회에 길들여져 패턴화된 삶을 살고 있지 않는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작업의 출발에는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 순수한 몸/움직임이 있다. 이는 추상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구상, 기억, 감정 등 무엇이 있는지 거꾸로 찾아내고자 한다. 몸을 통해서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이번 공연이 일상을 돌아보고, 내 몸, 내 시간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