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매출 급감
애플·포드·인텔 이어 줄줄이 충격
10년 이어온 성장 사이클 끝난듯
'차이나 쇼크'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차이나 쇼크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둔화, 전망 하향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28일(현지시간)에는 '산업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중장비업체 캐터필러와 그래픽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중국 경기 둔화를 이유로 어두운 실적전망을 내놨다. 뉴욕증시는 그 충격으로 다우지수가 200포인트 넘게 빠지는 등 1%안팎의 하락세로 마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경기둔화가 글로벌 기업들에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미국, 유럽, 아시아 기업들이 잇달아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실적하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약 30년 만에 가장 낮은 6.6%를 기록했다는 지난주 중국 당국 발표 뒤 중국 경기둔화 충격파가 확산되고 있다.
캐터필러는 이날 올해 전 세계 매출이 '소폭' 증가에 그치고, 중국 매출은 성장이 멈출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2년간 급속히 성장했던 중국 중장비 시장이 급냉하고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캐터필러는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총매출의 5~10%에 불과하다면서도 그러나 중국 내 매출 급감이 지난 2년간의 급격한 매출 증가세와 대비되면서 충격이 크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도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1월 마감하는 4·4분기 매출이 5억달러, 19%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수요가 줄어든 점과 함께 중국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 둔화를 배경으로 지목했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4·4분기가 "이례적이고, 전과 달리 변동이 심하며, 실망스러운 분기"라고 말했다.
캐터필러와 엔비디아의 실적 하향 경고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잇단 '차이나 쇼크' 경고의 연장 선상에 있다. 이미 애플과 포드가 중국 수요 둔화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최장 경기성장세가 이제 끝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특히 전 세계 기술주들의 충격이 크다. 애플 납품업체인 재팬 디스플레이는 이날 미·중 무역전쟁과 중 경기둔화가 실적에 '혹독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한 데 따른 반동으로 주가가 5% 가까이 급락했다.앞서 삼성전자도 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감소를 예고했다. 삼성 역시 중국 시장 매출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을 이유로 댔다. 지난주에는 미 반도체 업체 인텔이 저조한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올 1·4분기 실적도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밥 스완 인텔 CEO 대행은 "무역(전쟁)과 거시(경제) 특히 중국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캐터필러와 함께 대표적인 굴뚝업체 가운데 하나인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도 최근 올 전 세계 알루미늄 수요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더딘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알코아는 특히 중국의 올해 알루미늄 수요 증가세가 2016년 6.5%에 비해 크게 낮은 4~4.5%에 머물 것으로 비관했다. 영국 자동차 업체 재규어 랜드로버는 지난해 12월 중국 시장 성장세 둔화 등을 이유로 대규모 감원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차이나 쇼크로 또다시 휘청거렸다.
다우지수가 지난 주말보다 208.98포인트(0.84%) 하락한 1만4528.22로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0.91포인트(0.78%) 밀린 2643.85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9.18포인트(1.11%) 내린 7085.68로 주저앉았다. 앞서 마감한 유럽 증시 역시 1% 가까운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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