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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전셋값 하락 주춤 헬리오시티..급매 빠지자 전용 59㎡ 5억대 회복

미성·크로바 등 이주 수요겹쳐
전세가격 반등하는 추세라지만 4월 1일 입주마감 전 잔금 마련
시세보다 싼 물량 또 나올 수도

[현장르포] 전셋값 하락 주춤 헬리오시티..급매 빠지자 전용 59㎡ 5억대 회복
헬리오시티

"저렴한 전세는 이미 지난 달에 많이 나갔고 지금은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다보니 전셋값이 조금 오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헬리오시티 내 공인중개사무소)

14일 찾은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이삿짐을 실어 나르는 트럭들이 단지 안에 가득했다. 지하 주차장에는 유선 인터넷 설치와 유아 학습지 홍보를 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단지 주변에는 '입주를 축하합니다'라는 플래카드도 곳곳에 붙어있었다. 9510가구에 달하는 미니신도시급 규모다 보니 1단지부터 5단지까지 단지 가로 거리가 1㎞나 돼 성인 남성 걸음으로도 15분가량 걸렸다. 아파트 단지가 아닌 하나의 작은 공원처럼 느껴졌다.

지난 1월부터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면서 헬리오시티의 전셋값이 2억원 이상 하락하자 송파 일대에 전세 대란이 터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4일 기준) 서울 강남4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40% 줄었다. 설 연휴를 맞아 전주 대비 하락폭은 축소(-0.59→-0.40%)됐지만 헬리오시티가 있는 송파구(-0.37%)는 물론 인근 강남(-0.49%), 강동(-0.47%) 등이 일제히 약세다.

하지만 2월로 넘어서자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최근엔 전셋값 하락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단지 내 한 공인중개소는 "송파역과 1분거리인 5단지의 경우는 전용면적 84㎡가 가장 저렴한 게 6억5000만원대고 59㎡는 6억원대"라면서 "저층이나 역이랑 가장 먼 1~2단지는 그나마 84㎡는 6억3000만원대까지 나오고 있고 59㎡는 5억7~8000만원대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융자가 많이 낀 전세의 경우는 84㎡가 6억대까지 나오고 59㎡는 4단지 1층이 5억5000만원대도 있지만 일부 언론에 나온 것처럼 3~4억원대 물량은 없었다.

A공인 중개소는 "언론에 나오는 3~4억원대 전세는 공인중개소에서는 아예 보지도 못한 물건이었다"면서 "일부 급매물이 나오긴했지만 그게 일반적인 시세는 아니다"고 전했다.

막 전세 물량이 풀린 지난해 초에는 당시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8억∼9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입주가 코앞에 다가오자 실수요자가 아닌 갭투자를 한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까봐 호가를 대폭 내리면서 2억원 정도 가격이 떨어졌다.특히 지난달에 전용면적 84㎡ 5층 매물과 14층 매물이 3억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지고 전용 90.47㎡평형도 3억7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되면서 3억원대 전세계약이 쏟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거래라기보다는 금융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집주인이 급매물로 내놓은 물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공인중개소의 설명이다. 또 최근에는 잠실 진주아파트 이주가 결정됐고, 미성·크로바도 한창 이주가 진행 중이라 이로 인한 영향으로 전세 가격이 반등하는 추세다. 오는 21일까지 전입신고를 해야 자녀가 단지 내 초등학교에 배정받을 수 있는 까닭에 이달이 입주 피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소는 "지금 전세 물량이 3~40% 정도 남았는데 최근에 수요가 많아지면서 전셋값을 올리자는 집주인이 생기고 있다"면서 "입주가 막 시작할 땐 불안한 마음에 싸게 내놓다가 가격을 올려도 찾는 사람이 생기자 최근엔 조금 올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3월 말까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물량이 생기면 지금보다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은 있다. 헬리오시티의 입주 시기가 4월 1일까지로 이 이후에도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고금리에 연체 이자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B공인중개소는 "다음달 말까지 세입자를 못 구하면 또 다시 급매물이 나오면서 지금 시세보다 저렴한 전세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