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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수소전지로 5년간 일상생활 "불편 없이 쾌적하게 누렸어요"

세계 최대 ‘울산수소타운’ 가다
울주군 LS니꼬 사택 등 시범운영..각 세대 수소연료전지로 공급
고효율·친환경으로 전기·열 생산..잦은 고장·공간 차지는 옥에 티

[현장르포] 수소전지로 5년간 일상생활 "불편 없이 쾌적하게 누렸어요"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주민센터에 설치돼 2013년 4월부터 5년 6개월간 전기를 생산한 수소연료전지(10kW) 시스템의 모습. 2년 전 고장으로 전지 내부에서 매우 높은 열이 발생했다. 당시 엄청난 양의 수돗물이 냉각수로 쓰이면서 해당 월의 수도요금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사진=최수상 기자·fnDB

[현장르포] 수소전지로 5년간 일상생활 "불편 없이 쾌적하게 누렸어요"
올해 1월 문재인 대통령의 울산방문에 맞춰 울산시청에 전시됐던 가정용 수소연료전지의 모습. 사진=최수상 기자·fnDB

【 울산=최수상 기자】 현대자동차의 수소전지차 '넥쏘'의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수소경제사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수소(hydrogen)가 자동차연료를 넘어 우리의 일상에는 어떤 모습으로 녹아들까? 그 대답을 지난 15일 울산에서 찾아봤다.

울산시는 지난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의 지원을 받아 울주군 온산읍 덕신리 엘에스니꼬(LS-Nikko) 동제련 사택 140가구와 체육관, 기숙사, 온산읍사무소를 묶어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타운을 조성하고 5년간 시범 운영해왔다. 지난해 연말 사업이 최종 종료된 가운데 평가는 기대이상이다. 한마디로 편리하고 깨끗하다는 공통된 평가를 내놨다.

■도시가스 대신 수소로 가정용 전기

LS니꼬 사택 140가구 주민들은 5년간 가정용 수소연료전지 얼리어답터의 역할을 담당했다. 현장에서 만나 본 주민들은 "수소연료전지의 잦은 고장이 조금은 번거로웠지만 대신 편리하고 깨끗한 에너지였다"고 평가하면서 폭발 우려와 같은 불안감과 위험성은 인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정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각 세대에 수소연료전지(1kW)를 설치하고 약 3km 떨어진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수소제조업체로 연결된 배관을 통해 수소를 공급받는 방식이다. 아파트 뒤편 베란다에 설치된 수소연료전지는 공급받은 수소(H₂·수소분자)를 공기중의 산소와 전기화학반응(H₂ + ½O₂ → H₂O+전기+열)을 거쳐 고효율, 친환경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해 낸다.

수소연료전지를 5년간 계속해 사용했다는 주부 A씨는 "고장이 잦아 여러차례 점검을 받긴 했지만 일상에서 각종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데는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B씨는 "일반 가스보일러보다 전지의 덩치가 커 공간활용에 제약을 받긴 했으나 다른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B씨는 "낮은 기온에 취약한지 지난해 겨울에 동파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회사 직원인 C씨는"맨 처음 수소연료전지를 설치한다고 했을 때 수소폭탄이 생각나 다소 불안해 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생활에서는 전혀 그러한 불안감을 느끼지 못했다"며 "본격적인 실용화가 이뤄지면 사용해 볼 생각이다"고 밝혔다.

[현장르포] 수소전지로 5년간 일상생활 "불편 없이 쾌적하게 누렸어요"
울산시가 지난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의 지원을 받아 수소타운으로 조성한 울주군 온산읍 덕신리 엘에스니꼬(LS-Nikko) 동제련 사택의 모습. 사진=최수상 기자
■문제점을 노하우 축적에 기여

다중이용시설인 온산읍 주민센터에서도 평가는 비슷했다. 약간의 고장과 점검은 있었지만 이용에 큰 불편이 없었다고 밝혔다. 시설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김영숙 주무관은 "한번은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와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수소전지에서 열이 많이 발생해 냉각수가 평소보다 많이 쓰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렇다고 고장으로 인한 위험성은 느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시범사업 주관 기관인 울산테크노파크의 조승환 에너지기술지원팀장은 "지난 5년간 크고작은 고장이 신고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무사고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수소연료전지는 8가지의 안전성 확보기능을 내장하고 있는데, 각 가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은 업체에 보고돼 수소연료전지 생산기술의 발전과 노하우를 축적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첫 시범사업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고 현재 2단계 수소타운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120억원의 국비를 확보해 대상지역을 확대하고, 개별방식뿐만 아니라 중앙집중식도 시범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기술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수소의 생산비용도 점차 낮아지고 있어 실생활에 수소를 활용하는 시대는 생각보다 빠르게 도래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