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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김정은 비핵화 약속 '사기'라 단정하긴 일러"

천영우 "김정은 비핵화 약속 '사기'라 단정하긴 일러"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자료사진>. 2014.4.22/뉴스1 © News1

요미우리 인터뷰 "핵신고 등 향후 행동 보고 판단"
"개성공단 재개·제재 해제는 아직 응해선 안 돼"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천영오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대해 "이번에도 '사기'일 거라고 단정하긴 이르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천 이사장은 21일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6자회담 당시엔 핵개발을 완전히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이 말한 '비핵화'는 플루토늄 추출만 포기하고 물밑에선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을 계속한다는 사기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천 이사장은 "6자회담은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활동 증거를 포착하면서 깨지고 말았다"면서 "(그러나) 이번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스스로 비핵화를 약속했기 때문에 실무자들이 합의한 6자회담과 무게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천 이사장은 특히 "김 위원장이 미국 대통령을 속였다고 한다면 북한이 살아남는 데도 큰 위험이 된다"면서 "그에게 진정 비핵화할 생각이 있는지 여부는 향후 행동을 보고 판단하면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당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을 약속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열어 작년 첫 회담 당시 합의사항들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논의할 계획.

이와 관련 천 이사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선 최소한 비핵화의 초기 단계로서 북한의 모든 핵 관련 시설을 신고·폐기한다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6자회담 땐 영변 핵시설이 초점이 됐지만, 북한의 핵개발이 진전된 지금은 영변 시설 폐기만으론 큰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미국·일본이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영변 외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까지 (북한이) 모두 신고한다면 비핵화에 진전성이 있다고 판단해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이사장은 북한의 비핵화 관련 조치에 대한 보상으로선 "체제보장의 일환으로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이나 식량·비료 지원 등 일시적 경제 원조를 생각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시간 벌기가 되지 않도록 (비핵화) 합의 이행이 늦어지면 '페널티'를, 거꾸로 신속해 진행되면 '보너스'를 주는 장치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개성공단 등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 사업을 대북제재의 예외로 인정하는 문제에 대해선 "한번 예외를 인정하면 제재는 깨진다"며 "북한이 가장 바라는 제재 해제는 미국이 요구하는 핵물질과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가 실현되고 비핵화가 최종 단계에 이를 때까지 응할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