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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트럼프 "제재 풀려면 北 뭔가 해야… 이번 회담 마지막 아니다"

"北,비핵화 주저한다 생각 안해"
"대화 이어갈것" 추가회담 시사
日, 일본인 납북문제 협조 요청..하노이 담판의 새 변수 될 수도

오는 27일 북한과 2차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명한 비핵화 조치 없이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이달 회담 이후에도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말하자면 3차·4차 북·미 회담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후속 회담에 대한 언급은 이번 만남에서 별 성과가 없을 것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대북제재를 설명했다.

■제재 풀고 싶지만 성의 보여야

그는 북한이 비핵화를 매우 주저하는 것 같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나는 북한이 주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생각에는 북한이 뭔가를 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이 문제를 80여년 동안 논의해 왔다. 그들은 수많은 세월에 걸쳐 이 문제를 논의했고, 앞서 어떤 미국 정부도 이를 해결하지 못했으며 완전히 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나는 우리가 진정으로 의미 있는 관계를 꾸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일을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다. 알다시피 나는 제재를 해제하지 않았다. 나도 제재를 해제할 수 있길 바라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편(북한)에서 의미 있는 뭔가를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검증 가능하며 완전한 비핵화를 얻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 것 같으냐는 질문에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회담도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우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틀간 만날 것이며 많은 것을 이뤄낼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매우 좋은 만남을 시작했고, 이런 만남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회동이 혹시라도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 나는 양자 관계가 매우 튼튼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대화를 시작했을 때는 미사일이나 납북 미국인 문제, 미군 유해송환 등 여러 문제가 많았다"며 "지금은 핵실험도 없고 미사일 시험도 없으며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납북일본인 문제도 변수 될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아침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 우리는 다음주 베트남에서 열릴 정상회담에 대해 이야기했고, 내 생각에는 회담이 아주 성공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아베 총리는 NHK를 통해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2차 정상회담 대응방침을 논의했고, 특히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NHK는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번 통화에서 "나도 납치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관련해 비핵화와 일본인 납치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일본은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납치 문제를 핵심 의제로 집어넣기 위해 노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양국 정상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에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는 것은 납북일본인 문제가 회담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고, 오는 5월 새 일왕 즉위에 맞춰 일본을 국빈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같은 날 미국 CNN 방송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이번 주에 방한한다고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은 백악관 내 강경 외교정책을 지휘하는 인물로, 지난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대면했다. 이번 방한은 그가 지난해 4월 보좌관에 오른 이후 첫 방한이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할 것으로 추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