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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핵담판 결렬'…文대통령 '신한반도 체제' 메시지 변화?(종합)

'북미 핵담판 결렬'…文대통령 '신한반도 체제' 메시지 변화?(종합)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신한반도 체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3·1절 기념사에서 밝힐 예정…"마지막까지 손 볼 것"

(서울=뉴스1) 김현철 기자,양새롬 기자,최은지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가 결렬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100주년 기념사 내용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앞으로 100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신한반도 체제' 구상을 자세히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북미 회담 결과가 기대 이하로 나타남에 따라 문구를 수정하거나 아예 삭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청와대는 기념사의 큰 틀은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28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북미간 성공적인 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3·1절 기념사에 한반도 평화 번영의 미래를 강조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전제가 바뀌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좋고 건설적인 만남들(had very good and constructive meetings)을 가졌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아무런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발표가 나오기까지 문 대통령은 성공적인 회담을 기대하며 기념사 문구를 최종적으로 다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황이 급변하면서 '중단없는 평화 추구 노력' 등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역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서 전쟁과 대립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진영과 이념에서 경제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신한반도 체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신한반도 체제'의 구체적 내용은 3·1절 기념사에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날 북미 회담 결과에 따라 신한반도 체제의 내용이 수정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백악관의 성명이 발표된 이후 브리핑을 통해 "신한반도 체재 구상의 기본정신과 그걸 실현해나가기 위한 우리의 준비, 의지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 내용을 내일 (기념사에서) 말씀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세한 것은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마지막까지도 손을 볼 걸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북미 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들뜬 마음으로 긍정적인 합의 결과 발표를 기대하던 청와대는 백악관의 발표 직후 순간 경직된 분위기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현재 하노이 현지 상황을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애경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회담을 마치는 대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언급했던 만큼, 양 정상간 전화통화를 통해서도 자세한 상황이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