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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흔들리는 수출, '반도체 쇼크' 맞설 대책 있나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11.1%나 줄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석달 연속 감소세다. 감소 폭이 지난해 12월에는 1.2%였으나 1월 5.8%, 2월에 11.1%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출이 두자릿수로 감소한 것은 2016년 7월 이후 31개월 만이다.

수출부진의 원인은 중국과 반도체다. 대중국 수출이 17.4%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26.8%를 차지할 만큼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됐다. 그 영향으로 중국의 수입수요가 줄어들어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이 타격을 입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향해 발사한 관세폭탄의 유탄을 우리가 맞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수출도 전년동기에 비해 24.8%나 감소했다. 반도체는 지난해 전체 수출의 22.1%를 차지한 최대 수출품목이다. 그러나 올 들어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D램(8Gb) 값은 1년 전에 비해 37.6%, 낸드플래시(128Gb)도 25.4%나 떨어졌다. 수요업체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줄이고 있고, 스마트폰 수요도 둔화되기 때문이다.

중국과 반도체는 한국 수출을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이다. 그 두 개의 기둥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 그중 반도체는 경기적 요인이다. 즉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 문제가 풀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 시기가 빠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쯤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중국 쪽은 외부적 요인이어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법을 찾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가 기침하면 한국 경제는 독감을 앓는 구조는 고쳐야 한다.

수출부진이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출산업의 구조적 개선책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 수출은 중국과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4분의 1과 5분의 1을 넘는다. 한쪽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기형적이어서 외부충격에 약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국가와 품목에 고르게 분산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정부는 4일 '수출활력 제고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단기 대책에 그치고 있다. 중국과 반도체 등 특정 국가·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 포스트 중국, 포스트 반도체를 육성하는 중장기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