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

[현장르포] 떠오르는 소비트렌드 "센스 있는 소비자는 직접 만들어 써요"

2019 DIY리폼박람회 10일까지 코엑스서
'직접 만들어 쓰기' 관심 있는 소비자 발길 이어져
친환경·취약계층 배려 사회적기업 눈길

[현장르포] 떠오르는 소비트렌드 "센스 있는 소비자는 직접 만들어 써요"
8일 열린 2019 DIY리폼박람회에서 폐기된 소파 가죽으로 만든 가죽제품이 진열돼 있다. 아름다운가게 산하 에코디자인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가 제작했다. / 사진=김성호 기자

자기표현의 시대, 제 입맛에 맞는 제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DIY(Do It Yourself) 박람회가 열렸다. DIY와 관련한 한국 유일의 대규모 박람회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친환경 제품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제품을 제작하는 사회적 기업도 함께 참여했다.

8일 삼성동 코엑스(COEX) B홀에서 열린 ‘2019 DIY리폼박람회’엔 DIY·리폼·셀프인테리어·업사이클링(버려지는 물품에 디자인을 입혀 재탄생시키는 것)·크래프트 디자인(수작업 공예)과 관련한 다양한 제품이 소비자와 만났다. 소규모 업체들에겐 소비자와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개성 있고 의미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에겐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뜻 깊은 행사다.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 동안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선 그간 소비자를 만날 기회가 마땅치 않았던 영세한 규모의 업체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과 만날 수 있었다. 박람회는 오전 10시부터 18시까지 개최되며 모두 200여 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400여 개 부스 규모로 진행된다.

■직접 만들어 쓰는 뜻 깊은 소비

[현장르포] 떠오르는 소비트렌드 "센스 있는 소비자는 직접 만들어 써요"
8일 2019 DIY리폼박람회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인테리어 전문가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선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가 단연 눈에 띄었다. 시간대별로 직접 제품을 만들어보는 DIY 코너는 목공·봉제 등을 직접 체험하려는 고객들의 발길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전시장 한 쪽에선 셀프 인테리어 전문가들이 나서 관람객들에게 페인트칠부터 인테리어 소품 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밖에 홈스타일링·핸드메이드·디저트·스타유튜버 등 주제별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방문객의 관심을 끌었다.

아침 일찍 전시장을 찾은 유지연씨(33·여)는 “평소 아기자기한 소품을 많이 좋아해서 미리 휴가를 내고 왔다”면서 “행사에 온 업체를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회사를 알아두려는 목적이었는데, 직접 물건을 만드는 체험까지 하게 돼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기뻐했다. 유씨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남자친구 고모씨(32)도 “보통 마트에서 완제품을 사지 DIY엔 특별히 관심이 없는 편이었는데 와서 보니 품을 별로 안 들이고 만들 수 있는 것도 많고 생각보다 재미있다”며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애착이 생기면 쉽게 버리지 않고 오래 써서 환경에도 좋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친환경·취약계층고용 사회적 기업 눈길

[현장르포] 떠오르는 소비트렌드 "센스 있는 소비자는 직접 만들어 써요"
2019 DIY리폼박람회에 입점한 사회적기업 미투위의 친환경신발 에스파듀 / 사진=김성호 기자

전시장 한 쪽에선 친환경 브랜드들이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데 열심이었다. 최근 재활용이 되지 않는 플라스틱 배출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100% 천연소재로 만들어진 제품부터 폐기되는 소재를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 등이 관심을 모았다.

친환경 수제신발을 만들어 장애인과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사회적기업 미투위(Metowe) 정연창 대표는 “바늘과 실로만 만들 수 있는 에스파도란 신발을 가져왔다”며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의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어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실제로 장애인 가족이 만든 제품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매해왔는데, 이번 박람회에서 DIY 키트로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류샘플 봉제공장을 운영해온 제이스팩토리(J's factory) 김애란 대표는 커피를 수입할 때 쓰이는 생두마대자루를 활용한 가방 등 소품을 선보였다. 김 대표는 “카메룬 농부와 가족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생두마대자루에 커피콩이 담겨 한국으로 보내지면, 대부분 쓰임이 다해 폐기처분된다는 사실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됐다”며 “봉제공장 어머님들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더해 친환경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