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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워너브러더스 일본계 CEO, 여배우와 성추문 의혹 경질

케빈 쓰지하라, 지난 2013년 여배우 샬롯 커크와 부적절한 관계 맺어
합병 작업 진행하던 AT&T에 'CEO 성추문 스캔들'에 당혹

美워너브러더스 일본계 CEO, 여배우와 성추문 의혹 경질
/사진=AP,연합뉴스

젊은 여배우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배역을 알선해준 의혹을 받고 있는 워너브러더스 케빈 쓰지하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가 경질됐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쓰지하라 회장의 경질은 통신업체 AT&T의 워너 미디어 구조조정으로 역할이 확대된지 2주만에 결정됐다.

워너브러더스 모회사인 워너 미디어의 존 스캔키 CEO는 "케빈이 지난 25년간 우리 스튜디오에 크게 공헌했지만, 최근 회사의 리더십에 부합하지 못하는 행동을 했다고 시인했다"며 "그의 행동은 회사의 향후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경질 사유를 밝혔다.

쓰지하라는 지난주 사내 메모를 통해 "개인적인 실수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통과 당혹감을 주게 됐다"면서 "사적인 행동으로 회사와 여러분 모두에게 당혹감을 준데 대해 매우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AT&T에 의해 인수된 워너미디어는 법원 판결로 회사 합병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계열사 CEO의 스캔들이 불거져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워너미디어는 쓰지하라 회장의 후임자를 아직 임명하지 않은 상태다.

현지 할리우드 매체들에 따르면 쓰지하라 회장은 지난 2013년부터 여배우 샬롯 커크에 영화 배역을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해당 혐의로 내부 조사를 받아왔다. 커크는 당시 쓰지하라에게 "당신은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내게 도움을 준다고 했지만 이 같이 무시하는 태도는 내가 이용당한 걸로 밖에 생각이 안든다"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쓰지하라는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하다. 리처드가 오늘 밤 연락할 거다"고 답했다. 실제 커크는 이후 워너브러더스 제작 영화 '오션스8(2018)', '하우 투 비 싱글(2016)' 등에 출연했다.

커크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6년전 일어난 일들과 관련된 문자 메시지나 이야기가 새어나가도록 도운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커크는 "쓰지하라와 관계는 합의하에 이뤄진 것으로,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일 수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면서 "다만 그 실수를 통해 이후 많은 것을 배웠고 이제는 한 인격으로, 여성으로, 그리고 전문 배우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시아계로는 최초로 미국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 수장에 올라 화제를 모았던 케빈 쓰지하라는 일본계 이민 2세로, 캘리포니아에서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스탠퍼드대를 나온 뒤 1994년 워너브러더스에 입사해 테마파크 사업과 홈비디오, 온라인 비디오 사업 등에서 성과를 거둬 2013년 CEO가 됐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