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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재보선 현장르포]창원·성산, "김경수·노회찬 불쌍해서"VS "뽑았더니 그나물"

[4.3 재보선 현장르포]창원·성산, "김경수·노회찬 불쌍해서"VS "뽑았더니 그나물"
22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시내에 4.3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창원(경남)=박지애 기자] "선거고 뭐고 내는 몰겠다 갱기가 더 나빠져 먹고사는게 바쁘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운동 첫날인 21일. 경남 창원역 광장에서 만난 60대 택시운전사 이모씨는 선거 얘기를 꺼내자 손사레부터 쳤다.

이씨는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려 자영업자들이 하나같이 못살겠다 하고 탈원전 정책인지 뭔지로 지역 먹여살린 일감이 없단다. 창원 민심은 정부에 돌아섰다"고 했다.

이 지역 대형사업장 일부는 신고리 등 원전의 주요설비 공급을 해욌다.

창원· 성산은 아직 선거에 대한 관심보다는 이처럼 지역경기 악화와 중앙정치에 대한 실망과 기대가 교차하며 선택을 미루고 이직 요동치고 있었다.

■"언제까지 보수냐"VS "그래도 영남은 보수"
창원·성산은 역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진보정당간 후보 단일화 이슈가 많았던 몇 안되는 곳으로 꼽힌다.

이번에도 민주당과 범 진보진영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25일 민주당과 정의당이 결과를 내놓을 예전정이다.

[4.3 재보선 현장르포]창원·성산, "김경수·노회찬 불쌍해서"VS "뽑았더니 그나물"
22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시내에 4.3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한 때 조선·중공업 호황으로 경남에서 가장 잘 나간다던 곳이 창원이지만 요즘은 탈원전뿐 아니라 전체 업황 부진까지 겹치며 지역경기를 어둡게 하고 있다.

상남시장 근처에서 옷장사를 하는 이모(여·38)씨는 "전에는 알바를 하루종일 쓰고, 사입(옷을 떼러 동대문가는 일)하러 가는 날은 알바에게 맞겼는데, 최저임금 오르고는 본전도 안나와서 주말에만 알바를 쓴다"고 전했다.

물론 시민들이 선거에 관심이 전혀 없는 건 아니였다.

"창원 경기가 나빠도 너무 나빠 이번엔 바꿔 볼란다"(50대 김모씨)는 사람도 있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언제까지 보수냐 경상도도 이젠 많이 변했다"(30대 여성 엄모씨)는 시민들도 있었다.

성산은 창원과는 또다른 분위기도 느껴졌다.

대형 사업장 밀집지역으로 민주노총 산하 노동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전통적으론 진보진영, 그 중에서도 정의당 강세 지역으로 불린다.

인근 공장에 근무한다는 남모(남·40대)씨는 "단일화를 할 경우 사실 정의당이나 민중당이 되면 더 유리하겠지만, 설령 민주당으로 단일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성산에서는 진보가 이길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반면에 이모(여·30대)씨는 "창원은 외지에서 들어와 정착한 사람들이나, 민주노총 산하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4.3 재보선 현장르포]창원·성산, "김경수·노회찬 불쌍해서"VS "뽑았더니 그나물"
4.3보궐선거를 앞두고 22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시내 모습.
여기에 운명을 달리한 노회찬 전 의원이나 구속중인 김경수 경남 지사에 대한 향수와 아쉬움도 느껴졌다.

특히 김 지사에 대해선 중소기업 관리자인 유모(남·62)씨는 "아니뗀 굴뚝에서 연기나겠나. 동정론? 우리는 그런거 없다"고 했다. 반면에 남모(남·40대)씨는 "김 지사가 경남지역 제조업을 부응 정책을 펼치려던 찰라 구속된 점이 아쉽다"고 했다.

■창원 성산, 범진보 단일화 최대 이슈
창원·성산은 역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진보정당간 후보 단일화 이슈가 많았던 몇 안되는 곳으로 꼽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은 51.50% 득표율로 당선됐다.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는 40.21%로 노 전 의원과는 11.39%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앞서 19대 총선에선 강 후보가 49.04%를 얻어 상대인 손석형 통합진보당 후보(43.83%)를 5.21%포인트 차이로 꺾고 승리했다.

[4.3 재보선 현장르포]창원·성산, "김경수·노회찬 불쌍해서"VS "뽑았더니 그나물"
22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시내에 4.3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현재 창원성산은 여야 정당과 무소속 후보를 포함해 7명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등록 후보는 권민호(더불어민주당)·강기윤(자유한국당)·이재환(바른미래당)·여영국(정의당)·손석형(민중당)·진순정(대한애국당)·김종서(무소속·정당순)다.

남모(남·40대)씨는 "1987년 진보에서 단일화를 안해 패배할 걸 시민들 모두 알고 있어 후보들도 단일화를 안 할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단일화를 하더라도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진영과의 최종 승부결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