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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감사의견 '한정'] 증권가 "아시아나 주가 하락 불가피"

22일 거래정지→ 25일 관리종목 지정→ 26일 거래 재개

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증권업계에서는 매매거래가 재개되더라도 당분간은 주가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탓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날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다음 거래일인 오는 25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튿날인 26일부터 거래가 재개될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들은 제외다.

올해부터 감사의견 한정의견을 받아도 재감사 의무는 없다. 다만 2019년도 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받아야만 관리종목에서 해제가 가능하다. 아시아나 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재감사를 통해 적정의견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측은 회계법인과의 재감사를 통해 적정의견을 최대한 빨리 도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적정의견은 최소한 반기검토보고서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연결재무제표를 정정공시하면서 순손실이 확대됐음을 알렸다. 정정공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6조8500억원에서 6조7800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83억원에서 886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당기순손실도 1050억원으로, 정정 전 104억원 손실에서 946억원이나 늘었다. 또 연결부채비율은 기존 504.9%에서 625.0%,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700.5%에서 721%로 상승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재감사 과정에서 정정공시된 재무제표상의 실적보다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무엇보다 재무제표의 신뢰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양지환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재무제표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하락으로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목표주가를 종전 대비 10.4% 낮은 4300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악재가 다른 항공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운용리스가 금융리스가 되는 등 엄격해지면서 한정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더 크게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혹시 상장폐지가 된다고 할지라도 다른 항공사 주가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이날 대한항공, 한진칼, 제주항공 등은 상승으로 마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