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fn사설] 경기전망 오락가락… 긴장의 끈 더 조여야

올해 2·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이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제조업체 1048곳을 대상으로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4분기 시황전망이 98, 매출전망이 102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보면 현재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시황 및 매출 BSI는 각각 83과 85로 전분기에 비해 각각 10포인트, 13포인트 하락했다. 내수(75)가 전분기 대비 11포인트 하락하고, 수출(88)도 전분기에 이어 5포인트 추가 하락했다. 경상이익(86)과 자금사정(74)도 전분기보다 나빠졌다.

이러다 보니 올 1·4분기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지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는 25일 한국은행이 올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하는데, 지금까지 나온 통계를 보면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쳤고, 2월에는 1.9% 감소하며 지난 2013년 3월(-2.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역성장하기도 했다.

경기불황의 원인으로는 수출 및 투자 부진이 지목된다. 지난해 성장세를 이끌었던 수출은 올해 들어 반도체가 힘이 빠지면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2·4분기 BSI 전망치에서도 반도체(95)는 여전히 기준치 100을 하회하고 있어 걱정이다. 투자도 부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설비투자는 지난 2월 10.4% 줄어들며 지난 2013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초 경기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했지만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이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이 추경뿐이라는 사실은 뼈아프다. 이마저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지금으로선 속수무책이다. 우리 경제가 더 깊은 수렁에 빠지기 전에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