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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매각’ 놓고 표정 엇갈린 에어서울·에어부산

신생사 에어서울, 통매각이 유리
입지 탄탄 에어부산 분리가 이득

아시아나항공 '통매각' 원칙에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출범이 늦어 영업기반이 약한 에어서울은 통매각이 바람직하다는 평가인 반면 이미 기반을 잡은 에어부산은 분리매각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에어부산도 여러 사정상 통매각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KDB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매각 원칙으로 자회사를 함께 매각하는 통매각을 제안했지만 인수자 요청 시 별도 협의가 가능하다는 단서를 붙였다.

■에어서울 통매각 바람직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는 지난 16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흔들림 없이 일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슈로 불안감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조 대표는 건실한 기업으로의 인수를 기대한다는 바람도 에어서울 임직원들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아시아나항공과의 동반 매각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업계의 평가도 에어서울의 경우 통매각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생 항공사로서 아직은 실적기반이 탄탄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16년 첫 취항에 나선 에어서울은 지난해 매출 2215억원, 영업손실 1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은 2017년(1084억원)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영업손실도 전년(260억원) 대비 93.8% 감소했다. 또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영업기반이 탄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국내 LCC 1위인 제주항공도 턴어라운드까지 6년이 걸렸다. 에어서울 내부에서도 '홀로서기'는 아직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에어부산 분리매각 시 장점도

반면 에어서울보다 시작이 10년 정도 빠른 에어부산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1.7%를 보유한 에어부산은 지난해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경영실적으로 매출 6535억6722만원, 영업이익 205억5418만원을 기록했다. 19분기 연속 흑자다.

업계에선 에어부산이 분리매각을 통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을 기점으로 하고 있는 에어부산이 분리매각을 통해 '탈(脫)부산' 정책을 밀고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실제로 에어부산은 계열사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을 감안해 인천 진출을 꺼려왔다.


다만 에어부산 관계자는 "분리매각 시 아시아나항공의 정비, 격납고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고 사모펀드 등에 매각될 경우 항공업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안전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항공업계에선 굳이 통매각 조항이 없더라도 인수자 입장에선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 LCC를 함께 인수하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잠재적 경쟁사인 두 LCC를 떼어놓고 산다는 건 경쟁업체를 남겨둔다는 이야기"라며 "이들 LCC는 풀서비스항공사(FSC)인 아시아나에 비해 이익률 등 성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