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MB, 등 돌린 '40년 지기' 김백준과 이번 주엔 만날까

MB, 등 돌린 '40년 지기' 김백준과 이번 주엔 만날까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 News1 황기선 기자

4차례 불출석…이번엔 본인 재판 다음날로 가능성↑
증언 따라 뇌물 유죄 결과 좌우…재판 결과 분수령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78)이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이 선고되는 데 핵심 진술을 한 '40년 지기'를 법정에서 마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출석 가능성도 높은 만큼 항소심 재판 결과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오는 24일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기일에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79)을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변호인 측이 핵심증인이라고 언급한 이들 중 김 전 비서관에 대한 증인 신문만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김 전 비서관은 그동안 연락이 두절되며 4차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가 강제구인 가능성을 내비치자 현 주거지인 거제도 주소를 전달하고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지난 10일 증인에 대한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았고 김 전 기획관은 불출석했다.

재판부가 23일이 김 전 기획관 본인의 항소심 공판기일인 것을 고려해 다음날(24일)로 증인 신문 날짜를 지정했고, 이러한 상황을 이번주 재판에는 출석해 실제로 신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2년 선배인 김 전 기획관은 1976년 외환은행에서 현대종합금융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 전 대통령과 만나 최근까지 40년 넘게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1992년부터는 이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가족사·사생활을 관리하는 '집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할은 이명박정부의 청와대에서도 5년 내내 총무비서관·기획관을 맡으며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구속 이후에는 이 전 대통령이 삼성에 다스 소송비 대납을 요청해 승인한 점, 국가정보원에 특수활동비 상납을 요청한 점을 모두 털어놓는 등 수사에 협조했다. 1심은 이를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에서 김 전 기획관 기억에 문제가 있다며 '치매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서도 그 연장선상에서 김 전 비서관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강조할 전망이다. 전략이 성공해 김 전 비서관의 진술을 탄핵한다면 1심에서 내린 유죄 판단은 상당 부분 무죄로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비서관을 법정에 세운 선택은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이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기에, 불리하면 불리했지 유리한 증언을 할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이 전 대통령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법정에 세웠지만 모두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증언했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해 자신의 1심 재판에서 "사건 전모가 국민들께 알려지도록 최대한 성실하고 정직하게 수사·재판에 참여하겠다"고 한 만큼 이 전 대통령의 의혹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증언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