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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일자리 고맙다"며 신동빈 격려한 트럼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 후 트위터를 통해 "그들은 루이지애나에 31억달러를 투자했다"면서 "롯데 신 회장을 백악관에서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한국 대기업 총수를 만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롯데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 31억달러를 투자해 셰일가스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공장을 세웠다. 이 투자로 이 지역에 2500개 일자리가 생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준공식에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롯데 신 회장에게 극진한 예우와 최고의 찬사를 아끼지 않은 이유는 뭘까. 그는 트위터에 "(신 회장이) 미국민을 위해 일자리 수천개를 만들었다"고 썼다. 바로 여기에 답이 있다. 미국 노동자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다. 일자리를 만들어주려면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제를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국내기업이든 외국기업이든 가리지 않고 투자를 끌어내는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관되게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법인세와 최저임금을 올리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주52시간제 등의 규제를 강화했다. 기업이 점점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다. 물론 개중에는 장기적으로 필요한 것도 있지만 기업의 수용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했다. 반기업 정책을 펴는데 어떤 기업인이 투자를 늘리겠는가.

최근에 조금 달라지는 조짐이 엿보이지만 아직도 큰 줄기는 요지부동이다. 문 대통령은 13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난 2년간의 경제정책에 대해 "과거의 낡은 패러다임과 결별하고 새로운 사람 중심 경제로 바꿔 왔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그간의 정책오류와 경제상황 악화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이대로는 한국 경제의 앞날이 어둡다. 문재인정부가 트럼프식 경제 살리기를 배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