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버스엔 준공영제 도입 추진..노조 환영의 뜻 밝혀 타결 가능성
인천·대구·광주·충남은 협상 타결
요금인상 배제했던 서울 버스노조, 타지역 결과에 강경노선 선회할수도
서울 버스 노사가 파업 예정일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문래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서정수 노조위원장(앞줄 오른쪽)과 피정권 운송사업조합 이사장(앞줄 왼쪽) 등이 조정 회의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인천·광주·충남등 각 지역의 버스노사가 속속 임금협상을 타결지은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협상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 버스 노사는 14일 오후 3시부터 협상에 들어간 가운데 경기도도 이날 저녁 10시부터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버스대란'사태가 현실로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경기도는 결국 버스요금을 인상키로 하면서, 협상 타결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더라도 시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인천·대구·광주·충남 등 타결
1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인천시 시내버스 노사는 올해 임금을 8.1% 올리는 데 합의했다. 또 2020년 7.7%, 2021년 4.27% 올려 향후 3년간 현재 수준보다 20% 이상 인상키로 했다. 정년도 현재 61세에서 63세로 2년 연장했다. 이번 협상 타결로 인천 시내버스 기사의 임금은 현재 월평균 338만원으로 올랐다.
이에 앞서 전일 대구 시내버스 노사도 임금을 시급기준으로 4.0% 인상하고, 현재 61세인 정년을 63세로 연장키로 하면서 파업을 철회했다.
충남 버스노사는 막바지 교섭에서 15일 파업은 철회키로 결정했으며, 임·단협은 계속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노조측의 요구는 임금 월 47만원 인상 등이다. 전남 광주 버스노사도 임금인상 4% 등에 잠정합의하면서 파업은 하지 않기로 했다. 나머지 지역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이날 막판 협상에 돌입한 만큼 15일 새벽쯤 협상 타결 여부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
■서울·경기 타결 여부가 핵심
서울시 버스도 이날 막판 조정에 돌입했지만,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당초 서울의 경우 합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노조가 임금 5.98%와 45시간 근무를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서울은 현재 전국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어서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도 47.5시간으로 52시간제 도입에 장애가 없다. 문제는 인천·대구·광주가 임금인상에 성공하면서 서울시 버스노조도 강경노선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버스운송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버스노조는 45시간(주 5일제) 근무보다는 임금인상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라며 "다른 시도에서 임금인상안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난항이 예상됐던 경기도는 시내버스 200원, 일명 빨간 버스로 불리는 광역버스는 400원의 요금 인상을 결정했다. 국토부는 광역버스를 준공영제로 전환해주기로 했다.
경기도 버스노조는 일단 요금인상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인상된 버스요금 가운데 어느 정도가 임금에 반영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서울버스와의 임금격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에 협상을 진행한 뒤 파업철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버스요금을 계획대로 인상하게 되면 연간 2500억원 이상의 재원확보가 가능하다.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인상과 처우개선 등을 상당부분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결국 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점에서 경기도와 버스노조 모두 여론으로부터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서울과 경기도는 협상의 최종 결렬 시 버스파업에 따른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교통수단을 마련하는 등 협상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국종합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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