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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4월 경상적자 우려, 신시장 개척이 답이다

83개월 흑자행진 멈춰
신남방전략 사활 걸어야

4월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5월 3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등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4월 경상수지는 한국은행이 오는 5일 발표할 예정이다.

경상수지는 2012년 4월부터 올 3월까지 83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흑자규모는 지난해 이후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세다. 경상수지가 나빠진 것은 미·중 무역갈등과 반도체 경기 악화의 영향이다. 한국 수출에 두 가지 악재가 겹쳤다. 이 가운데 반도체 경기는 하반기에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보복조치는 화웨이 거래중단에서 보듯 무역을 넘어 신기술 패권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도 물러서지 않아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4차산업의 핵심 자원인 희토류를 보복 카드로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 수출은 기초체력부터 보강해야 한다. 특정 국가·품목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는 외부 환경변화에 취약하다. 신시장 개척과 품목 다변화 노력이 시급하다. 우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대미 수출이 격감하자 중국 시장을 키워 위기를 돌파한 경험이 있다. 올 들어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우리 제1의 수출시장인 중국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 답은 아세안과 인도 등 신남방 시장이다. 마침 문재인정부가 신남방정책을 국가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세안 시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의 안마당이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과의 교역이 급성장하며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갔다. 최근에 다시 이 시장이 변혁기를 맞고 있다. 한은은 최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의 내수성장 전환이 중·아세안 교역에 새로운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 기업들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아세안은 이미 한국의 2대 무역 파트너이자 3대 투자 파트너로 미국과 일본을 뛰어넘는 거대시장이다. 그러나 교류협력의 범위가 아직은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 치우쳐 있다. 인도는 고도성장을 지속하며 세계경제의 신성장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잠재력이 큰 나라들과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위기는 기회다. 지금이 신시장 개척의 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