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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서두르지 않겠다" 낙관론 속 대북 제재유지

트럼프, 김정은 친서 연일 언급..속도조절 입장 재확인
美국무부 "북한과 협상 추진 준비됐다"

트럼프 "서두르지 않겠다" 낙관론 속 대북 제재유지
/사진=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연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언급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 낙관론을 펼쳤다. 그러면서 빅딜론을 기반으로 한 대북제재 유지 원칙은 고수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았다는 친서에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이나 비핵화 협상의 진전 방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어 외교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트럼프, 비핵화 협상 속도조절 재확인
이날 백악관을 비롯한 CNN, 미국의소리(VOA)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과 일정 기간 매우 잘 해나갈 것이라 생각한다"며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하면서 '서두르지 않는다'라는 표현을 네 차례 반복했다. 빅딜론을 기저에 둔 속도조절론을 재확인 한 셈이다. 아울러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 등 실질적 진전에 대한 담보 없이 북한이 정한 '연말 시한'에 끌려가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인질을 되찾았고 우리의 유해는 돌아오고 있다. 우리는 하와이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거행된 아름다운 의식(유해 송환식)을 봤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취임 이후 개선된 북미관계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으로 취임했을 때는 북한과 전쟁을 치를 것처럼 보였다. 당신도 알 것이다. 모두가 안다"며 "그건(북한과 전쟁) 꽤 잔혹한 일이 될 뻔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북한과 미국)는 매우 거친 관계를 시작했고, 현재는 매우 좋은 관계"라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핵실험이 없었다는 점을 재차 언급하며 "내가 취임했을 때는 언제나 핵실험이었다"고 발언, 전임 행정부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바뀐다면 당신은 매우 신속하게 알게 될 것"이라며 "나는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여러분에게 신속하게 알릴 것"이라며 향후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CNN "친서에 비핵화협상 언급없어"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에 비핵화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면서 양국의 외교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친서를 통해 양국간 소통이 완전히 단절되거나 핵실험에 대한 위협도 없었고 친서를 보낸 시기가 첫 북미 정상회담의 1주년 직전에 보낸 점을 미루어 볼때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자신의 성공을 자랑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 내용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그가 예상치 못하게 내게 매우 멋진 친서를 썼다. 언젠가 여러분도 친서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면서 "어쩌면 지금으로부터 100년 안에, 어쩌면 2주 뒤? 누가 알겠나"며 말을 아꼈다.

CNN은 이어 양국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미 행정부 관리들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새로운 카운터파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건 대표가 북한과 실무협상을 이어가가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협상은 결코 순차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북미가 비핵화 협상에 성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넘어 실질적인 비핵화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미국이 올 연말까지 입장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북미가 접촉을 이어가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일년 전 약속이 결실을 보길 바란다. 우리는 실무 레벨에서 그렇게 할 준비가 분명히 돼 있으며 이런 가운데 (대북) 경제제재는 유지된다"고 말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