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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게 北은 무역협상 지렛대…북미 현상유지를 바라"(종합)

"中에게 北은 무역협상 지렛대…북미 현상유지를 바라"(종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대변인은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오는 20, 21일 이틀간 북한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6월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김 위원장이 공식 환영식에서 시 주석과 악수하는 모습. (노동신문) 2019.6.17/뉴스1


와일더 "시진핑 방북, 북미관계서 中 중요성 강조"
세이모어 "시진핑, 김정은에 실험중단 유지 권고할 것"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결정은 미국에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자신들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해 무역 협상에서 북한을 '지렛대'로 사용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중국은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보다는 현 상태가 유지되길 바라고 있으며 앞으로도 '북한 카드'를 계속 꺼낼 것으로 보인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평양 행은 우연이 아니라 미국에 중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과시하려는 지극히 계산된 행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북한을 국빈방문하는 것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마찰보다 더 큰 전략적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20 정상회의는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 선임연구원도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북미 대화를 도와 자신들이 미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 협상에서 우호적 성과를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기 전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관세 부과를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었다.

그러나 글레이저 연구원은 지난 2013년 취임 후 한 번도 북한을 방문하지 않았던 시 주석이 이번 방북으로 북미 대화 재개에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봤다.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은 2005년 후진타오 주석 이후 14년 만이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명문 링난대학의 아시아태평양 연구센터 센터장인 장바오후이는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룬다면 무역 협상에서 결정적인 카드를 쥘 수 있겠지만 실패하더라도 북한 문제에 있어 자국의 영향력을 미국에 상기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승찬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도 "시 주석이 북한을 외교적 카드로 영리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에 있어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현재 북미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면서 북한이라는 좋은 외교적 카드를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 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중국은 북미 대화의 재개보다 북한이 핵 및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삼가하고 미국은 한국과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상태가 유지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며 "시 주석이 이번에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에게 인내심을 갖고 실험 중단을 유지하라고 권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그 대가로 중국이 밀무역을 눈감아주거나 대북제재를 느슨하게 이행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