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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시진핑 이틀간 '북중 밀월' 과시…북핵협상 변곡점될까

김정은·시진핑 이틀간 '북중 밀월' 과시…북핵협상 변곡점될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20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열린 집단체조·예술공연을 관람하며 박수치고 있다.(CCTV 캡쳐) /뉴스1


전문가들 "北 입장에선 성과 얻은 회담…북미대화 촉진 역할"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5차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교착 상태에 놓인 비핵화 협상 재개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 추후 북핵 협상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전날(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에 걸쳐 얼굴을 맞대고 비핵화 교착 국면에서도 흔들림없는 북중 밀월을 주변국에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 국가주석으로 2005년 후진타오 주석의 방북 이후 14년만에 평양을 방문한 시 주석에게 두 차례에 걸친 환영행사를 여는 등 최고 수준으로 예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대화에 참여할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비핵화 협상의 진척이 없었음을 언급하며 '관련국'이라는 표현을 사용, 남한과 미국을 한데 묶었고 시 주석의 앞에서 비핵화 대화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을 공식화하며 중국에게로 '촉진자·중재자' 역할을 해 줄 것에 힘을 실어줬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 우호국인 중국과의 혈맹을 다시 한번 강조함과 동시에 북중의 만남이 비핵화 협상의 재개를 위한 마중물 역할이 됐다는 평도 나온다.

또한 북한의 입장으로선 중국이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뜻과 체제 안전보장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경제개발에 도움을 줄 것을 언급했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하지만 북중정상회담의 진정한 성과에 대한 확인은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남의 자리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 다음주 열릴 예정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미중정상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양보안'이 시 주석의 입을 통해 전달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이틀에 걸쳐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중국이 비핵화 협상에서의 촉진자 역할을 해낼 안이 나오지 않았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선 북중이 친선을 과시하는 등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비핵화 협상이 남북미 중심에서 중국이 포함된 '4자 구도'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거 주변국들의 비핵화 협상의 경험상 다자가 참여하는 틀이 효율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도 이번 회담을 계기로 당장 '4자 구도'로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중국도 당장 비핵화 협상에 직접 개입해 큰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북미대화가 진행될 수 있게 촉진자 역할을 한 이후 체제안전 보장, 경제 재건 등이 언급되며 다자(개입)의 틀이 확대될 때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면에서는 이번 북중정상회담이 4자 구도 전환의 신호탄이라기보다 북한의 입장에서 중재자를 변경해 협상의 불씨를 살려보려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통화에서 "중국의 중재가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한국이나 중국의 최고지도자들이 적극적으로 중재와 촉진 역할을 하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도 촉진될 수 있고, 평화체제를 빠른 속도로 진행시키는 데 한국과 중국의 중재역할이 도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