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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북한 경제지원 어디까지?… 대북제재 빈틈 노린 방식 취할듯[시진핑 평양회담 마치고 귀국]

식량·비료·유류 인도적지원 늘리고 관광객송출·SOC건설 보따리 풀듯
일대일로 책임자 허리펑 방북 동행..이익창출 없는 항만·도로건설 무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에 따른 북·중 정상회담으로 중국의 적극적인 한반도·비핵화 문제 개입이 확실시된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에 북한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 입장에서 중국은 정치적 뒷배는 될 수 있지만 경제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대북제재가 견고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대북제재의 빈틈을 노리는 제재회피 방식의 지원책을 쓸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은 21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했다. 이번 방북을 통해 시 주석은 "북한의 안보 우려 및 발전 우려를 해결하는 데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주겠다"면서 정치적·경제적 측면의 지원이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안보 측면에서 맹방인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발을 뻗은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활동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쌍궤병행'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지금까지는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무역분쟁으로 갈등이 깊어지면서 적극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북·미 협상 과정에서 북한은 운신 폭이 커지고 대미협상력 역시 상당히 증진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문제는 현재 북한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경제지원에 대한 부분이다. '역대급'으로 불리는 강력한 대북제재로 북한 경제는 파탄 지경에 이른 지 오래다. 최근 미국과 국제사회는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 즉 현금 유입경로에도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북제재의 허점을 이용한 지원전략을 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지금도 중국은 식량, 비료, 유류 같은 필수품을 북한에 공급하고 있는데 이를 대폭 늘리면서 지원을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금도 러시아와 함께 북한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세관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각각 5000만달러(약 581억원)·100만달러(약 12억원) 상당의 비료와 쌀을 지원했다. 정제유도 연간 제재 할당량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양을 북한에 공급했다.

남 교수는 "관광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이용한 중국 관광객의 북한 송출로 북한에 현금을 쥐여줄 수 있고, 중국 내 북한 노동자의 단속을 쉬쉬하는 방식 등 중국이 북한을 지원할 방법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 외에 안보리 결의조항의 틈을 이용하는 대북지원도 가능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안보리 결의 2375 제18항에는 '이익을 창출하지 않는 인프라 건설은 제재위원회 승인을 받아 추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중국이 북한에 항만·도로 등을 건설해줄 경우 북한은 경제적 실리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시 주석 방북에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 주도의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 책임자인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동행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