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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북중회담·북미 '친서' 교환 속 '외교 위크' 맞는다

文대통령, 북중회담·북미 '친서' 교환 속 '외교 위크' 맞는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G20 정상외교·트럼프 방한… 미·중·러 회담 예정
6월 內 남북회담 "가능성 열어둬"…文대통령 역할 정립 '주목'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북중정상회담에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로 대화를 시작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 '슈퍼위크'(super week)를 맞는다.

문 대통령은 오는 28일~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7일부터 29일까지 일본으로 향한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주변국이 숨가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주요국 정상들이 집결하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역할에 관심이 모인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지난 20~21일 1박2일 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를 만났다.

특히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조선(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관국(미국)이 조선 측과 마주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어 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다고 언급한 만큼 김 위원장이 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이에 대한 답신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보고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아름다운 편지'라고 소개하며 "매우 따뜻하고 아주 좋은 친서"라고 표현했던 것에 비춰 북미 정상 간 대화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북·중·미 대화가 조심스럽게 이어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외교무대에 나선다.

우선 G20에서 시진핑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양자회담이 예정돼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중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핵화 구도가 북중정상회담으로 남·북·미 3자에서 남·북·미·중 4자 구도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이 이번 회담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이에 이번 한중 및 한러정상회담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8∼29일 열리는 G20 직후 방한(訪韓)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도 예정하고 있다.

지난 북유럽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친서에 대해 알고 있다고 밝혔던 만큼, 북미 간 주고받은 친서를 비롯해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에서 밝힌 대로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에 방한하게 돼 있는데 가능하다면 (저는) 그 이전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6월14일 고(故) 이희호 여사 별세에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조화와 조전을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전달했던 '조문외교'에 청와대는 주목하고 있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G20을 전후로 외교일정이 잡혀있는 만큼 6월 내 남북정상회담은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날인 26일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국 왕세자 겸 부총리 및 국방장관과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런 타임테이블을 종합할 때 늦어도 25일 전에는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돼야 하지만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6월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당연히 열어놓고 보고 있다"며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김정은 위원장이 결심을 하면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판문점에서도 만날 수 있는 상황"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던 만큼 가능성은 계속해서 열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싸고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이 평화 프로세스로 가는 길에 어떤 역할을 정립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