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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 외교' 북미관계 '터닝포인트' 되나…核협상 재개 기대감↑

'친서 외교' 북미관계 '터닝포인트' 되나…核협상 재개 기대감↑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친서 외교' 북미관계 '터닝포인트' 되나…核협상 재개 기대감↑
3박 4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2019.5.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김정은 "정치적 판단능력, 남다른 용기에 사의"
친서 외교 '비핵화 돌파구' 가능성 기대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지난 2월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이 23일 확인되면서 향후 북미협상이 탄력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어 왔다"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어보시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하시면서 만족을 표시하셨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사진까지 공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온 시점과 구체적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과 17일 자국 취재진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는 만큼 이번 친서는 김 위원장에게 받은 친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 성격이 담긴 것으로 판단된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대미 압박을 이어왔는데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는 것은 그간 냉랭하던 대미 기조에 변화가 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북미 간 친서 외교는 그동안 북미 비핵화 협상의 끈을 이어주거나 막힌 대화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는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했으며 이후에도 북한은 미국에 친서를 보냈고 결국 두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특히 이번 친서는 양측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주고받은 것으로 볼 수 있어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전했던 앞선 사례와는 다른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친서를 매체를 통해 비중있게 전하며 김 위원장의 우호적인 반응을 공개해 이번을 북미 관계의 '터닝포인트'로 삼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가 오는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직전에 두고 북으로 간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때 한반도 주요국들의 정상들과 만날 기회가 있는 만큼 지금의 분위기를 몰아 교착 국면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재개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평양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진행한 김 위원장은 당시 '미국과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가능성이 크다.


G20 정상회의 이후에는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게 되는데 이때에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G20 정상회의와 이어지는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미국과의 실무협상 개최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김 위원장이 조금 더 일찍 결단을 내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직전 한국을 찾는 스티븐 비건 대표와 북측 실무대표 간에 판문점에서의 접촉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