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의미심장' 친서 오간 북미…트럼프, DMZ서 평화 메시지 낼까

'의미심장' 친서 오간 북미…트럼프, DMZ서 평화 메시지 낼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노동신문)


친서외교 재개한 북미 정상…이달 말 트럼프 방한 행보 주목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 외교를 재가동하며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북미가 서로 의미심장한 말을 주고 받으면서 이달 말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전날(23일) 김 위원장이 집무실에서 상당히 진지한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며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친서의 전달 시점이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생일 축하' 친서를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을 볼 때 그에 대한 답신일 것으로 보인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흥미로운 내용"이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노르웨이 순방 중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보낸 친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밝히지 않은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정리해 보면, 김 위원장이 '흥미로운 대목'을 생일 축하 친서에 담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로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흥미로운 내용'으로 답신을 보낸 셈이 된다.

나아가 김 위원장이 '흥미로운 내용'에 대해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한 만큼, 친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일종의 새로운 '제안'이 담겼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인 가운데서 북미 양 정상이 각각 '흥미로운', '아름다운'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친서를 주고 받자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가 돌파구를 찾고있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외교가 일각에선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행보를 주목하며, 북미간 만남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시찰을 조율하고 있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오면서 DMZ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간 '톱다운' 방식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만큼, 실무협상을 건너 뛴 사전준비 없는 북미 정상간 만남의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DMZ 시찰을 최종 확정지으며 이곳을 방문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협상 재개 촉구 메시지 등을 발표하게 된다면, 이를 구심점으로 북미 대화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이번 주 후반 한국을 찾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동선에도 눈길이 쏠린다.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를 위해선 북미간 실무협상이 재개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건 대표가 이번에 서울을 방문해 판문점 등을 찾아 북미간 접촉을 재개할 지 여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