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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중 연쇄 접촉…이번 주 비핵화협상 재개 분수령

남·북·미·중 연쇄 접촉…이번 주 비핵화협상 재개 분수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 2019.06.24.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주중 실무 접촉에 이어 주말 G20에서 정상 간 대화
하반기 비핵화 협상 재개 앞두고 사전 정지 분주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하반기 재개가 예상되는 비핵화 협상의 청사진이 이번 주 당사국들의 연쇄 접촉을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남·북·미·중은 연쇄 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주중에는 실무 접촉이, 주말에는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지는 수순이다.

미국의 비핵화 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중 한국을 찾는다. 비건 특별대표는 G20 직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의 사전 준비 차원에서 한국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무게 있는 내용이 정상회담에서 다뤄진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북중 정상회담, 북미 간 친서 교환이라는 '이벤트'에 다소 가린 측면이 있지만 한미는 최근 밀접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주엔 우리 측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을 찾아 비건 특별대표를 만난 바 있다. 북중, 북미, 남북 간 진행 중인 물밑 접촉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교환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는 이번 주 실무 접촉에서도 비핵화 협상 재개를 대비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중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한미의 첫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의미 있는 대북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핵화 협상이 한미 대 북중의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낼 메시지의 수위가 주목된다.

주중 각국의 접촉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북미, 남북 간 접촉의 결과물이 가시화될지 여부다. 남·북·미 3국은 꾸준히 물밑 접촉을 진행해 왔으나 가시적인 대화의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G20을 계기로 미중,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며 새로 전개될 비핵화 협상에 대한 각국의 입장과 전략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비핵화 협상이 '탑 다운' 방식으로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재개 시점도 이번 주 대화에 따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비핵화 협상의 핵심 당사국인 미국의 입장이 관건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친서를 주고받으며 연일 우호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다. 북미 간 분위기가 좋았을 때 나타난 전형적인 정상외교 패턴이다.

여기에 북한과 중국이 전략적으로 비핵화 협상에 사실상 공동 대응을 천명하면서 다음 흐름의 방향을 정할 수 있는 공은 미국으로 넘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이번 주 일본에서 시 주석과 먼저 만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비핵화 협상 재개를 앞둔 물밑 대화 국면을 '라운드업(정리)'하기 위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간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 촉진자'를 자임해 온 한국의 입장에서는 G20에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이 한미 정상회담에 못지않게 중요한 외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판에 한 발을 더 내디딘 중국이 향후 대화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의 역할에 대한 중국의 견제 혹은 지지의 수준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가 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