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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가 쏘아올린 작은 공..실무회담 임박?

북미, 3차 회담에 앞서 실무회담 공들일 듯
비건 방한...판문점 등에서 北 인사 만날 가능성도 
文-트럼프 이달말 정상회담...北 비핵화 주요의제

'친서'가 쏘아올린 작은 공..실무회담 임박?
북한 노동신문이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읽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이 예정돼 있어, 북한 측 인사와 만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말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성공적인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전략 공유가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친서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중요한 논의를 이어가는 데 좋은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북·미가 곧 실무협상을 재개할 지에 대해서 "오늘 아침 북한에서 나온 발언을 보면 아마도 꽤 놓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인 노동신문은 23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만족감을 표시했다"며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정은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매우 개인적이고, 매우 따뜻하며, 매우 멋진 친서였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서의 내용과 전달 경로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친서는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약 4개월 만에 전달된 것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의 당사자인 두 정상 간에 친서가 오감에 따라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미는 지난 해 말 교착 상태에 빠졌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면서 본격적으로 대화가 재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공개하고 조만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뜻을 밝힌 바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그로부터 약 2개월 뒤인 2월 27~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다.

북·미 정상은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실무회담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의 경우 두 정상의 만남 자체에 의의가 있었기 때문에 실무 접촉을 통한 회담 일정 확정 등이 중요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를 위한 진전된 결과물을 내놓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회담에서 결정적인 합의 내용은 빈칸으로 남겨둔 채 두 정상이 현장에서 결정하도록 했다. 두 정상은 핵심 사안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결국 회담은 결렬로 마무리 됐다.

2차 북·미 정상회담보다 더 많은 부담감을 안고 3차 회담을 준비해야 하는 북·미 정상은 실무회담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이번 달 말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에 앞서 이번 주에는 비건 대표가 방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비핵화 협상의 실무 담당자인 비건 대표가 방한해 판문점 등지에서 북측 인사를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상 간 친서 교환을 통해 분위기를 끌어 올린 북·미가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조만간 본격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