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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아들 스펙' 거짓말 논란..'신중 이미지' 퇴색되나

황교안 '아들 스펙' 거짓말 논란..'신중 이미지' 퇴색되나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신협강당 5층에서 열린 부평구(갑·을)합동 당원교육에 참석하고 있다.2019.6.24/뉴스1 /사진=뉴스1화상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4일 아들 스펙과 관련한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 "(아들의) 낮은 점수를 높게 얘기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반대도 거짓말이라고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아들이 보유한 스펙을 일부러 낮춰 소개한 게 거짓말일 수 없다는 주장으로 보이지만, 여권에선 납득되지 않는 해명 탓에 논란을 자처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아들의 스펙을 거짓으로 말했다는 사실을 인정 못하나'란 질문에 "말씀드린 그대로 이해해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대표는 '국민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발언한 게 아니냐'는 지적엔 "국민들의 말씀을 잘 경청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숙명여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와 꿈' 특강에서 '아들이 학점은 3점도 안 되고 토익은 800점 정도로 다른 스펙이 없이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취업특혜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하루 뒤 페이스북에'아들의 학점은 3.29, 토익은 925점'이라고 정정하며 "아들 일화로 청년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려고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거짓말 논란을 놓고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의 어색한 민생 행보가 민심 궤도에서 완전히 이탈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정책위의장도 "소설과 현실의 거리 만큼 청년과 꼰대의 거리가 멀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취업특혜 의혹도 재점화됐다. 올 3월 KT 새노조가 황 대표 아들에 대해 취업 특혜 의혹을 제기했던 만큼 해당 의혹이 다시 제기되는 것이다. 황 대표 아들은 지난 2011년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KT에 입사했고, 당락을 최종 결정하는 임원 면접에선 만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전날 "황교안 대표의 (아들 스펙 관련) 말이 사실이라면 부정채용 의혹이 사실에 가깝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당내에선 황 대표의 계속되는 말실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부산상공회의소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내·외국인 노동자 임금을 차등 지급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가 정치권으로부터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황 대표가 차등임금제의 위법성도 모르는 현실이 부끄럽다"는 뭇매를 맞았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황 대표의 강점이 신중한 이미지였는데 말 실수 논란으로 일부 퇴색될까 우려된다"면서 "황 대표가 이달 초 당내 말실수 논란에 대해 엄중 경고했지만 지금은 황 대표가 논란의 중심이 돼 당혹스러운 면도 있다"고 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