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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연]뮤지컬 '엑스칼리버', 아더왕 전설을 모티브로… 웅장한 스케일의 영웅 대서사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는 여정..세종문화회관 넓은 무대가 꽉 차
"한국뮤지컬 발전의 신호탄" 자신

[이 공연]뮤지컬 '엑스칼리버', 아더왕 전설을 모티브로… 웅장한 스케일의 영웅 대서사
[이 공연]뮤지컬 '엑스칼리버', 아더왕 전설을 모티브로… 웅장한 스케일의 영웅 대서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그 넓은 무대가 빈틈없이 꽉 찬다. 고대 영국의 숲과 궁을 옮겨놓은 입체적인 무대와 그 무대에 생동감을 부여하는 영상과 조명, 그리고 주역들의 파워풀한 연기와 노래에 40-70명 앙상블의 합창까지. 웅장한 스케일의 영웅 대서사가 시간가는 줄 모르게 펼쳐진다. '뮤지컬의 블록버스터화'를 이끌고있는 EMK가 '마타 하리' '웃는 남자'에 이어 '엑스칼리버'로 다시 한 번 창작뮤지컬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주역 카이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엑스칼리버'에 대해 "한국 뮤지컬 발전의 신호탄"이라고 자신했다.

'엑스칼리버'는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고대 영국을 지켜낸 신화 속 영웅 아더왕의 전설을 모티브로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는 한 청년의 여정을 그린다. 색슨족이라는 외부의 적보다는 아더의 내적 갈등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각색이 흥미롭다.

'엑스칼리버'는 아더와 원탁의 기사들이 '변하지 않을 영원한 연대'를 부르며 풋풋하게 시작된다. 마법사 '멀린'의 등장은 왕이 될 아더의 운명을 예고하고, '검이 한 사람을' 왕으로 만든다. 대관식을 치른 아더가 당찬 여인, 기네비어의 사랑도 얻으며 밝은 미래가 펼쳐질 듯하나, 2막을 여는 아더의 화려한 결혼식은 아더 양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폭풍이 몰아친다.

온갖 고난과 감정적 역경을 딛고 왕관의 무게를 받아들인 한 남자, 아더가 텅 빈 무대에 선다.
색슨족과의 전투를 앞두고 비장하게 부르는 아더의 '왕이 된다는 것'이 절절하고 극적인 것은 이 때문.

다혈질 아더의 뼈아픈 성장부터 랜슬럿의 절절한 외사랑, 당차면서 사랑스런 기네비어의 매력, 그리고 '록'으로 대변되는 악역 모르가나의 폭발하는 분노까지 모든 캐릭터들이 잘 살아있다.

색슨존의 위협적인 모습과 이에 맞서는 아더와 기사들의 결연한 모습을 공중 세트를 활용해 동시에 잡아낸다든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70명의 배우들이 격전을 벌이는 전투신, 저 멀리 달빛이 쏟아지는 숲 속의 목가적 풍경 등 서정적 신과 드라마틱한 볼거리가 적절하게 교차된다. 속도감 있는 극 전개에 지루할 틈이 없으며, 프랭크 와일드 혼의 멜로디는 친숙하고 대중적이다. 8월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