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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3박4일 정상외교 돌입…시진핑·트럼프 그리고 아베

文대통령, 3박4일 정상외교 돌입…시진핑·트럼프 그리고 아베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포트모르즈비 스탠리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8.11.17/뉴스1


文대통령, 3박4일 정상외교 돌입…시진핑·트럼프 그리고 아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8년 9월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호텔 허버드룸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8.9.25/뉴스1


文대통령, 3박4일 정상외교 돌입…시진핑·트럼프 그리고 아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9월 2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커 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환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9.25/뉴스1


오늘 오사카 G20 출국…오후 한중회담 '비핵화 대화 재개' 논의
G20 직후 한미회담 '대북 메시지' 주목…한일정상 깜짝 만남 여부 관심

(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27일 출국한다. G20을 끝내고 29일 오후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30일)까지 이어지는 3박4일간의 숨가쁜 정상외교 일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도착 당일인 이날 오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29일까지 인도네시아, 러시아, 캐나다,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인도 등 7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7월 G20(독일 함부르크) 참석 이후 3번째 G20 무대다.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 와중에 한반도 인근에서 열리는 이번 G20 다자외교 무대에서는 최근 북한을 다녀온 시진핑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이 우선 주목된다. G20 직후 이어지는 한미 정상회담 역시 최근 북미 대화 재개 기류를 확인하고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가늠해볼 기회다.

현재로선 G20 무대에서 열리지 않는 것으로 돼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즉석 만남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이번 외교전의 주요 관전포인트다.

◇한중 정상회담…김정은 만난 시진핑의 비핵화 구상은

가장 관심을 끄는 G20 양자회담은 이날 오후 5시30분 개최 예정인 한중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20~21일 북한을 다녀온 시 주석으로부터 방북 결과에 대해 설명을 듣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지속적·건설적 협력에 대한 기대를 표명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으며 이어지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 및 협상이 조기에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로 이어지는 수순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문제는 그 내용이다. 북한을 방문한 시 주석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극진한 의전 등의 기류로 미뤄볼 때 향후 재개될 비핵화 협상장에서 중국의 자리가 커지고 북중 공조가 강화할 공산이 크다.

'중재자·촉진자'를 자임해 온 정부로서는 향후 북미간 협상 재개시 중국측과 동일한 역할을 놓고 물밑 신경전을 벌이게 될 수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결속을 과시한 시 주석이 비핵화 협상에서 영향력을 키워 이를 미국과의 갈등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중국의 비핵화 구상을 둘러싼 무성한 관측의 실체를 확인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중국측의 건설적인 협조를 최대한 이끌어내는 것이 문 대통령의 임무다.

문 대통령은 일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한 한중간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기대를 내비친다.

문 대통령은 전날(26일) 국내외 뉴스통신사와의 합동 서면인터뷰 답변에서 "우리 정부는 시진핑 주석이 한중회담 전에 북한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며 "시 주석의 방북이 남북간, 북미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중 무역 갈등 속에 미국의 반(反)화웨이 전선 구축 논란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어 문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중국측의 요구를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도 이번 회담에서 눈여겨볼 부분이다.

◇한미 정상회담…트럼프 대통령 대북메시지 주목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29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G20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 역시 같은 날 오후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이튿날(30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이번 방한 중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메시지를 통해 북미간 협상 재개 시기와 진전 강도를 예측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연설을 하는 일정도 검토 중이어서 직접 대북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양국간의 긴밀한 공조 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방한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주고받은 '흥미로운 내용'의 친서를 비롯해 다시 활발해진 물밑접촉 분위기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및 한미 정상회담은 북중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북미 대화 재개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미측 비핵화 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날(27일) 오후 방한하는 것도 주목된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간 밀도 있는 비핵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 한편 북미간 실무접촉으로 확장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은 어떻게…아베와 즉석만남 이뤄질까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삼는 일본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이번 G20 기간 중 한일 정상간 양자회담은 아직까지도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서 일단 무산됐다.

정부가 '우리는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일본 정부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측은 아베 총리의 G20 정상회의 일정이 꽉 찼다는 반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항상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일본은 아직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강제징용 피해 보상 문제도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일본 기업들에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명령한 대법원 판결에 강력 반발하며 우리 정부에 해결을 요구해 왔다.


이에 외교부는 최근 소송 당사자인 일본 기업뿐 아니라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이익을 본 한국 기업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한 기금을 조성해 강제징용 확정판결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자는 안을 전달했으나 일본측은 이를 즉각 거부했다.

한일관계 경색 문제는 이번 G20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28일)이나 G20 직후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주요 현안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아베 총리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비롯한 한일관계 문제에 있어 미국측의 지지를 이끌어내려 할 분위기이고, 미국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에 좀더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