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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美 평화의 상징 DMZ 첫 회동]김정은, 'DMZ 전격 만남'..왜 만났나?

金, 트럼프와 '탑다운'에 집착해 응했을 가능성
대북제재로 심각해지는 북한의 경제난-식량난
교착상태 빠진 비핵화 분위기 전환 필요성도

[南北美 평화의 상징 DMZ 첫 회동]김정은, 'DMZ 전격 만남'..왜 만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동이 6월 30일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 만남 제안에 기민하게 움직이며 응한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미 정상간 친서가 오가면서 상황이 급반전됐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친서 내에 교착상태를 깰만한 '흥미로운 내용'이 담겼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즉 북미 양측이 향후 비핵화를 발전적으로 이끌 수 있는 합의가 친서를 통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친서속에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 알 수 없지만 실제로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친서 내용을 공유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 목소리로 "흥미로운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고, 김 위원장 역시 "흥미롭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과감한 결단에 사의를 표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회동에 응한 배경 중 하나로 대북제재로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북한의 현실도 꼽힌다.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해 미국과 국제사회를 위협한 결과 북한은 현재 역대급 대북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대외 무역과 금융거래 대부분이 차단되면서 북한 경제는 파탄이 난 지 오래고, 심지어 광범위한 식량부족 문제 직면하고 있다. 또 지난 5월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미국은 북한 무역선을 압류했고 국제사회는 해외 북한 노동자의 연내 귀국을 압박하며 현금줄을 옥죄고 있다.

김 위원장과 대미외교를 전담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이 3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지속적으로 '연내', '올해 안'이라는 시한부를 제시한 것 역시 대북제재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북한의 조급함을 드러내고 있다. 전격 회동에 재빠르게 응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공간인 트위터를 통해 만남을 제안했고 북한이 이에 곧바로 응한 것을 두고 김 위원장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 집착하며 '탑다운' 방식에 목을 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가 간 국가보다는 양측 지도자간 결단으로 문제를 풀자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관영 매체와 대외선전매체 등을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대북 강경파를 지목, 비난 발언을 쏟아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호의를 드러내며 역시 탑다운 방식 비핵화에 대해 미련이 있음을 드러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탑다운 방식을 노리고 있다"면서 "이번 북미 긴급회동은 지난번 하노이에서 망신당한 것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고, 주목도 높은 이벤트를 만들어 비핵화 협상의 분위기를 개선시킬 수 있는 계기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