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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긴급회동→단독회담 격상…'新비핵화 협상' 물꼬 텄다[트럼프 방한 남북미 정상 역사적 회동]

트럼프 "김정은 만나고 싶다" 트윗 5시간만에 北 긍정적 답변
정상간 톱다운 방식 논의 재개..3차 북미회담 개최도 급물살

북미, 긴급회동→단독회담 격상…'新비핵화 협상' 물꼬 텄다[트럼프 방한 남북미 정상 역사적 회동]
북미, 긴급회동→단독회담 격상…'新비핵화 협상' 물꼬 텄다[트럼프 방한 남북미 정상 역사적 회동]
문재인 대통령이 6월 30일 경기 파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의 정상회담을 끝내고 나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전격적 회동을 가지면서 한동안 냉랭했던 북·미 관계에 급속도로 훈기가 돌고, 사실상 멈춰 섰던 비핵화 협상 역시 새로운 엔진을 켜고 진전되는 일대 전환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서로의 비핵화 계산법을 충분히 인지한 만큼 이번 '트럼프·김정은 긴급회동'으로 북·미 정상은 비핵화 협상 재개를 알리고,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을 열면서 실질적 비핵화 진전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숨가쁘게 성사된 회동→'회담급' 격상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이자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하는 6월 29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 5시간 만에 긍정적 입장을 내놓으며 긴급회동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첫날인 6월 29일 청와대가 준비한 환영만찬에 참석 예정이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이날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를 만나 북·미 정상의 DMZ 회동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미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날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 긴급회동에 대해 못을 박았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의 이번 만남이 비핵화 진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과 함께 DMZ로 이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악수하며 "많은 진전이 있었고,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됐다"고 대화를 나눴고, 이후 문 대통령도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는 "이날은 세계를 위한 위대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북·미 정상의 만남은 당초 짧은 회동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두 정상의 대화가 길어지며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약식 회담으로 연결됐다. 김 위원장은 분단의 상징에서 북·미가 평화의 악수를 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우리가 할 일을 견인하는 신비로운 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톱다운' 방식 비핵화 논의재개

북·미 정상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단순회동이 아닌 정상회담에 가까운 대화를 하면서 정상 간 '톱다운'식 비핵화 진전 속도가 높아짐은 물론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역시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대화가 교착국면에 빠졌던 올해 2월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비핵화 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재 북한은 대북제재로 경제난이 가중돼 북·미 협상 재개가 절실한 상황이고, 트럼프 대통령도 재선을 위해 북한 변수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고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여는 것이 북·미 모두에 유리하기 때문에 이번 DMZ 회동에서 새 협상에서 펼쳐질 '큰 그림'에 대한 정상 합의가 나올 경우 곧바로 '실무협상-정상회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3차 북·미 회동을 통해 북한 영변 핵실험장 폐기를 비롯, 지난 2월 하노이 선언에서 막판 합의단계까지 간 것으로 알려진 비핵화 규모와 깊이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깜짝 회동을 통해 당장 '주고받을' 비핵화 카드를 확정하기보다는 포괄적 수준에서 양측 간 비핵화 수준과 깊이에 대한 서로의 인식을 재확인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만큼 4차 회담은 북·미 간 실무급 회의를 거쳐 어느 정도 포괄적인 비핵화 수준과 대북제재 완화 규모 등을 놓고 어느 정도 합의를 본 다음 머지않은 시점에 개최해 정상 간 톱다운 방식으로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번 긴급회동으로 한반도에서 혹시 모를 도발이 전개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비핵화 진전을 위한 실무회담이 다시 대화국면으로 전환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국면은 이번 북·미 정상의 전격적 만남을 통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비핵화 협상의 주안점은 향후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된 각론적인 부분, 즉 실무회담에서 얼마나 많은 공감대를 형성, '하노이' 수준을 뛰어넘느냐에 달렸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