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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최저임금위원장 "청와대 영향 아니다. 경제상황 고려"

[일문일답]최저임금위원장 "청와대 영향 아니다. 경제상황 고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등 공익위원들이 12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3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8590원을 결정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사용자위원 안 8590원과 근로자위원 안 8880원을 놓고 투표한 결과 사용자안 15표, 근로자안 11표, 기권 1표로 사용자안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최종 결정했다. 2019.7.1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12일 내년 최저임금(8590원, 2.9% 인상) 결정과 관련 "사회적 협의에서 기본적으로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해법은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운동장에 사회적 협의를 하러 들어온다는 건 당사자의 기득권을 어느정도 내놓을 수 있다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이런 협의 과정은 소중한 기득권을 상대방과 공유하겠다는 인식을 증진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청와대발 속도조절론에 영향 받은 결정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에는 "특정한 입장이나 특정 견해에 영향 받지는 않았다"며 "개인적으로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낮게 결정이 나서 아쉽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 공익위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최저임금 기준이 여러가지 있을 텐데 2.87% 상승률은 어떻게 구한 건가?
▶공익위원 안이라면 그런 걸 계산했을 텐데 노사 위원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 기준을 구했는지 얘기하지 않았다. 대략적으로 생각해볼 때 경제성장률은 2.5%이고 물가상승률은 1.1%로 (둘을 합치면) 3% 정도 유지하고 있어서 그 수준에서 결정된 듯하다.

사용자측에서 근거로 전달한 건 3%를 넘기기는 도저히 어렵고 3% 바로 밑이 8590원 수준이어서 그 액수를 제시했다고 한다.

-노사 양쪽이 다 만족할 결과라고 보나?
▶사회적 협의에서 기본적으로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해법은 없다. 운동장에 사회적 협의를 하러 들어온다는 건 당사자의 기득권을 어느정도 내놓을 수 있다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이런 협의 과정은 소중한 기득권을 상대방과 공유하겠다는 인식을 증진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근로자위원 내에서도 민주노총 한국노총의 입장이 달랐을 텐데.

▶그건 전적으로 논의과정에 참여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대표의 진정성 있는 협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진정성 있는 협의가 근로자위원의 단일안을 만들었고 이에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이후로 3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사용자측에서 실물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를 했다. 미중 무역분쟁이나 일본 수출규제 부분들이 경제를 어렵게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많이 작용했다.

그래도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서 중위임금의 60% 정도로 이미 높은 수준이다. 그런 점들을 고려해서 인상률이 결정된 것이다. IMF 경제위기 이후 3번째로 높다든지 이런 건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현 정부 들어서도 이미 평균 10% 가까이 오른 것이기에 이런 추세를 통합해서 이해해달라.

-청와대에서 속도조절 이야기도 나왔는데 그런 부분에 영향받은 건가.

▶최저임금 속도조절에 관해서는 정책결정 관련 정부 수장들이 여러 차레 다양한 말을 했고 국민들도 여러 견해가 있다고 본다. 그런 견해들은 충분히 깊이 참고할 의견이라고 본다. 특정한 입장이나 특정 견해에 영향 받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낮게 결정이 나서 아쉽다.

-노사측이 처음에 제시한 안의 격차가 컸다. 그래서 논의도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지체됐다. 개선방안이 있는지?
▶올해 최초안의 노사격차는 과거보다 줄어든 것이다. 지난 2~3년 자료를 보면 많게는 3배 가까운 격차도 있었다. 올해 최초안이 나왔을 때도 개인적으로 안심했다.

과거에는 수정안을 10차까지 낸 적이 있다. 그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이번에는 1차 수정안 이후 곧바로 최종안이 나왔다.

제도개선 부분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에 있어서 통과되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정회와 속개가 반복됐는데 어떤 과정이 있었나?
▶노사 양측이 안을 제시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양측 위원 집합체 내부의 이견을 조율을 해야 하고, 특히 민주노총은 회의장 밖에 중집위가 개최되고 있어서 위원들이 거기서 추인을 받고 와야 하는 절차가 필요했다.

정회와 속개가 반복하는 것은 사회 갈등과 이해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정회 속개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논의에서 이탈하거나 잠시 벗어나기도 했지만 큰틀에서 논의를 함께할 수 있었다.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한 현실에서 다소간의 속도조절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한 당사자들이 한마음으로 끝까지 남아주셨다.

-15일까지 심의가 이어질 거라는 얘기도 나왔는데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그 비결은 뭔가?
▶최저임금 논의 과정에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건 정직한 마음이다. 일정을 준수하겠다는 말은 계속 드렸고 일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조금 늦어진 것이 아쉽지만 일정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한게 이 정도로 나타난 점에 대해 모든 위원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