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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결국 속도조절..내년 2.87% 오른 8590원[내년 최저임금 8590원]

역대 세번째로 낮은 인상률… 月 환산하면 179만5310원

최저임금, 결국 속도조절..내년 2.87% 오른 8590원[내년 최저임금 8590원]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보다 2.87% 오른 것이다. 인상률 기준으론 역대 세번째로 낮다. 최근 2년간 27.3%나 오른 최저임금의 부작용에다 최근의 경기불안, 자영업자·영세 소상공인의 반발 등이 반영된 결정으로 분석된다. 경영계는 "경제 활력 제고가 기대된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참사" 등 강경한 어조로 비판했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87%(240원) 오른 시간당 8590원안으로 결정했다. 월 단위로 환산(주 40시간 기준 유급주휴 포함, 월 209시간)하면 179만5310원이다. 올해보다 5만160원 인상이다.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최소 137만명에서 최대 415만명으로 추정된다. 최대 415만명이 현재 받고 있는 임금이 8590원보다 낮아 내년에는 임금을 올려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새벽 5시30분께 결론이 난 내년도 최저임금은 13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각각 제시한 '8880원 안'과 '8590원 안'에 대한 최저임금위원 27명의 표결 결과다. 8590원이 15표를 얻어 11표를 얻은 근로자위원안을 이겼다. 1명은 기권했다. 공익위원 대다수가 경영계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경제 사정과 여건에 대한 정직한 성찰의 결과"라며 "(대한민국이 여러가지로 어려운 상황에서) 다소간의 속도조절과 방향조절 같은 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낮게 최저임금이 결정이 돼서 개인적으론 약간 아쉽다"고 덧붙였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세번째로 낮은 동시에 문재인정부 출범 후 가장 낮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한다는 현 정부의 공약은 물거품이 됐다. 속도조절론이 현실화된 것이다.

노동계는 반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최저임금 참사"라고 논평했다. 한국노총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1만원 실현도 어려워졌고 노동존중정책,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양극화 해소는 완전 거짓 구호가 됐다"고 비난했다.
반면 사용자위원들은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저임금위가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오는 8월 5일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로 확정된다. 이 과정에서 고용부나 노사단체 중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 제기 등 일부 절차가 남아 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