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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위기의 수출, 서비스·내수로 돌파구 뚫길

수출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수출이 461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1% 줄었다. 지난해 12월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8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부진의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과 반도체 불황으로 지적된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우리 수출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이 지난달 16.3% 감소했다. 또 단일품목으로는 수출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가 무려 28.1%나 줄었다. 물량은 14.9% 늘었지만 단가가 37.7%나 급락했다. 세계경기 불황으로 인한 수요부진 영향이다. 석유화학(-12.4%)·석유제품(-10.5%)도 감소폭이 컸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수출이 조기에 회복되기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은 두달 만에 지난달 31일 무역협상을 재개했지만 조율에 실패했다. 양국은 향후에도 상당기간 무역전쟁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 사태를 계기로 분쟁의 양상이 기술패권 경쟁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연준은 1일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다.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를 부추겨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무역보복도 당장에는 별 영향이 없지만 길어지면 좋을 게 없다.

한국 수출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세계에서 7번째로 연간 수출 6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올 들어 1~7월 누계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9%나 감소했다. 이런 추세로 가면 올해 6000억달러 아래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출이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뜻이다.

한국 수출은 미·중·일 등 강대국들로부터 얻어맞느라 바쁘다. 한국 경제가 성장을 지속하려면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
정부는 규제를 풀어 서비스업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산업구조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국회도 서비스산업발전법안을 속히 처리해주기 바란다. 제조업·수출 중심에서 서비스업·내수 중심으로 산업전략 수정을 검토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