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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집단탈당에 결국 쪼개진 평화당..정계개편 가속화되나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의원 10명이 12일 집단 탈당을 선언하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추진키로 했다. 당 진로를 놓고 당권파와의 갈등 속에 끝내 결별을 선택하면서 평화당은 창당 1년 6개월 만에 원내 제4당 지위를 잃게 됐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을 끝내 간 것에 대해 참으로 유감"이라며 탈당을 감행한 의원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총선을 불과 8개월여 앞둔 가운데 야권발 정계개편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우리부터 스스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기득권 양당체제 극복과 한국정치 재구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 모색에 나서고자 한다"며 "기존의 조직과 관성, 정치문화를 모두 바꾸는 파괴적 혁신과 통합을 통해 새로운 대안정치세력을 구축하는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안정치 소속 평화당 원내대표 유성엽 의원과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 총 10명은 이날 탈당계를 제출하고, 16일 탈당할 방침이다. 이 중 바른미래당 소속이면서 평화당에서 활동해온 장 의원은 탈당계 대신 당직사퇴서를 냈다. 이들은 조속히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대안신당 창당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내에서 중립 입장을 보인 조배숙·황주홍·김광수 의원의 거취도 주목된다.

유성엽 의원은 이날 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탈당을 결의한 이후 계속 전화하고, 만나고, 대화했지만 그 분들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평화당 당권파 측은 즉각 반발하며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의 탈당을 "명분이 없다", "구태정치"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정동영 대표는 "구태정치는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특징으로 한다. 명분이 없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며 "오늘 평화당은 구태정치로부터 해방을 선언한다"면서 "앞으로 탈당파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오늘 이후로 탈당파를 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4월 총선을 8개월여 앞두고 평화당이 끝내 둘로 나뉜 것을 계기로 신당 창당, 보수통합 등 야권발 정계개편도 한층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른미래당도 당권을 두고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 의원들간 계파갈등이 격화되고 있어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유 의원은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사전 교감 여부에 대해 "개별적으로 바른정당 의원들과 대화하고, 교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여기서 바른정당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한 것도 아니고, 시점도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