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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52% "日경제보복에 무방비"…67% "1년 버틸 체력 없다"

中企 52% "日경제보복에 무방비"…67% "1년 버틸 체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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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52% "日경제보복에 무방비"…67% "1년 버틸 체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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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52% "日경제보복에 무방비"…67% "1년 버틸 체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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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일본에서 전략물자를 수입하는 국내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아무런 대응책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정량의 재고를 확보한 기업 10곳 중 6곳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1년 이내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일본 수입기업 10곳 중 7곳이 무방비로 경제보복을 당했거나 감내할 수 있는 체력이 약해 단기적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中企 52% "日 경제보복 대응책 全無"…완벽 대비 기업은 고작 1%

중소기업중앙회는 8월 5일~7일 일본제품을 수입하는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52%의 기업이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전혀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실태조사 대상은 일본 수입액이 연간 100만달러(약 12억원) 이상인 반도체·화학·섬유·공작기계·자동차 부품 제조업 관련 중소기업이다.

일본 경제보복에 철저히 준비한 기업은 10곳 중 1곳 수준이었다. '별도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8%였지만 그중 '모든 대응책이 준비됐다'고 답한 기업은 1%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준비돼 있다'고 답한 기업은 8.6%에 그쳤다.

일본 수입기업 10곳 중 9곳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거나, 단기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대책만 겨우 세워놓은 셈이다.

◇대책 있어도 46%는 '재고 확보' 급급…67% "1년 내 피해 예상"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책이 주로 '재고 확보'라는 소극적 방안에 몰려있었다. 당장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영향을 받지 않은 기업도 1년 내에 70%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영향이 나와 추가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절반 가까이(46.5%)는 대응책으로 '재고분 확보'를 꼽았다. 대(對)일본 거래축소 및 대체시장 발굴을 준비하는 기업은 31.3%였으며 기술개발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선 기업은 15.3%에 그쳤다.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6.9%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당장 일본 경제보복의 영향받지 않은 기업 중 67% 이상은 1년 내에 피해영역 안에 들게 될 전망이다. 중기중앙회는 현재 영향을 받지 않더라도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발효되면 3개월 내에 35.3%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1년 내에는 총 67.3%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입中企 6할, 日의존도 60% 이상…불매운동도 경영악화 초래

일본 수입기업들 10곳 중 6곳은 전체 수입액 중 60% 이상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로 수입길이 막히거나 좁아질 경우 줄도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수입기업 중 60.6%는 지난해 총 수입액 대비 일본 수입액 비중이 60% 이상으로 조사됐다. 수입액의 80~100%를 일본에서 창출하는 기업은 24.3%였으며 60% 이상 80% 미만을 일본에 의존하는 기업도 36.3%에 달해 가장 많았다.

최근 사회 전방위로 번지고 있는 '일본산 불매운동'도 국내 수입기업에게는 '경영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업들은 영업활동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례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24.7%)을 꼽았다. 이어 Δ환율 영향 13% Δ수입 대체품 없음 11.7% Δ매출감소 10.4% Δ납기일 지연 6.5%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교적 해결·국제공조 절실"…중기중앙회, 대·중소 상생에 속도

수입기업 44.7%는 정부에 일본과의 외교적 해결 및 국제공조 강화에 힘써달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소재·부품·정비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에 동조하는 기업은 21%에 그쳤다.


중기중앙회는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대·중소기업 상생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중기중앙회는 "8월 중에 정부가 중점 육성하는 100대 품목을 포함해 전 소재·부품·장비 생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기업과의 공동기술개발 수요를 파악할 것"이라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매칭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그동안 중소기업이 어렵게 기술개발을 하더라도 대기업이 구매하지 않아 많은 기술이 사장돼 왔다"며 "앞으로 우수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이를 대기업에 매칭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