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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기계'로 불리는 공작기계…日 규제 '긴장모드'유지

'엄마기계'로 불리는 공작기계…日 규제 '긴장모드'유지
현대위아 직원이 IRIS를 이용해 공작기계를 실시간으로 살펴보고 있다(현대위아 제공)© News1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국가서 배제함에 따라 한국의 공작기계에도 미치는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당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타격은 없지만 수개월 이후엔 일본의 한국 수출이 까다로워지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공작기계는 부품을 만드는 기계로 자동차, 반도체 장비 등에 사용되는 부품을 생산하는 기계다. 이런 이유에서 일명 마더머신(엄마기계)이라고도 불린다. 한마디로 모든 제조업에 들어가는 금속 부품을 제조하는 산업의 뿌리기계라고 볼 수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공작기계 완제품의 60%정도가 일본서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작기계 핵심 부품의 일본 의존도를 따지면 60%이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공작기계의 핵심부품은 CNC(컴퓨터수치제어)시스템과 서보모터로 알려져 있다.

CNC가 장착된 공작기계는 보다 정밀한 부품을 만들 수 있어 산업현장 곳곳에서 많이 사용된다. 서보모터는 모터의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고난이도의 기술이 접목된 모터다. 서보모터의 대부분도 일본서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CNC 시스템을 사용하는 공작기계 보유 업체는 상당한 애로가 예상되고, 여기에 더해 서보모터도 상당량이 일본서 도입되고 있다”며 “만약 일본이 공작기계 관련한 핵심부품 수출 규제도 한다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의 한 공장에서 공작기계를 사용하는 A씨는 일본의 공작기계 관련 수출규제가 시작된다면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작기계 완제품은 국내 제조사들도 제조해 일본의 수출이 제한되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정밀한 CNC시스템에는 일본 프로그램이 사용되고, 공작기계 자체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도 일본 화낙(fanuc)시스템이 많이 사용되는 만큼 수출규제가 본격화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재 공작기계 업계에서는 필요한 재고를 많이 확보해 두고 있다고 한다”며 “그러나 그것도 한두달 정도 대비를 할 수 있는 것이지 수출 규제가 본격화되면 한국 공작기계 제조사들은 핵심 부품이 없어 장비를 만들어 수출하는 게 어려운 상황까지 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제조업 경기가 좋지 않아 신규 라인 증설 수요도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이 줄어들 수는 있다”며 “다만 경기가 갑자기 좋아지거나 제조업에서 특정 부품 수요가 발생했을 때 공작기계를 제때 구입 못하는 상황이 오면 답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