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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G2 갈등에 R의 공포까지… 韓 경제 겹겹이 악재

미국·중국·독일 경제가 동반불황에 빠지는 글로벌 경기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14일(현지시간)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10년물 장기국채 수익률이 장중 2년물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 주식시장도 올 들어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동반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금리는 차입기간이 길수록 높아져야 정상이다. 거꾸로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은 경기침체의 전조증상으로 인식된다. 지금까지 이런 경우가 1978년 이후 미국경제에서 다섯 번 있었다. 그때마다 심각한 경기침체를 몰고 왔다. 금리역전 후 경기침체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22개월이었다. 가장 최근이 2007년이었고, 그 1년 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미국경제만이 아니다. 독일과 중국경제는 이미 불황에 빠졌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2·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0.1%)을 기록했다. 6월의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5% 줄어들었고 수출도 0.1% 감소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의 광공업 생산이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투자와 소매매출액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독일과 중국의 경기침체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동안 장기호황을 누려온 미국경제마저 꺾일 경우 세계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R(Recession)의 공포'다. 이에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 CN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달에 이어 연내 2회 이상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침체된 유로존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 강력한 종합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대책에는 자산매입 프로그램과 정책금리 인하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글로벌 불황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한국은 세계경제 침체에다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짐을 하나 더 짊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글로벌 불황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과감한 규제완화와 기준금리 인하 등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총력전을 펴야 할 때다. 국회도 데이터3법과 서비스발전기본법 등을 속히 처리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