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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업계 "日규제 이상무"… 대체자원 확보

주요 소재 1년치 재고 확보하고 핵심 소재 공급처 다변화도 완료

전선업계 "日규제 이상무"… 대체자원 확보
일본 수출 규제 확대로 한일 양국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빠졌지만 국내 전선업계는 한시름을 놓은 모양새다. 그동안 점진적으로 핵심 소재의 일본 의존도를 줄여놓는 작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일부 타격이 불가피한 소재는 대체 자원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선업계에서 지난달 4일 일본의 3대 품목 수출규제 및 이달 12일 한국 백색국가 제외로 대체 자원 확보가 필요한 품목은 16~17개로 알려졌다. 가공선에 사용하는 인바(invar)와 에폭시 절연물, 충진제 등이 대표적이다 . LS전선, 대한전선 등 주요 업체들은 이 같은 소재들을 최대 1년 이상의 재고를 확보하고, 대체 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를 파악하는 등 대비책을 세웠다.

전선업계에서 핵심 원재료로 꼽는 구리(동)는 칠레, 페루, 멕시코, 미국 등 환태평양 조산대의 중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입하고 있어 현재 수입하는 일본산 소재들은 부자재 수준에 그친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LS전선은 일본에서 수입하는 전선 관련 소재 17가지 품목 중 대체 확보가 시급했던 인바, 충진제, 바니시 등 9개와 관련해 재고 물량을 6개월 분량 이상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LS전선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 이후 당장 대체가 어려운 소재의 경우엔 이미 6개월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다"면서 "수출규제가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공급선 다변화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특별한 영향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달 명노현 LS선전 사장이 일본산 소재 확보 차원에서 일본 출장을 검토했지만, 재고 확보에 차질이 없게 되면서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은 이번 수출 규제 영향이 거의 없다는 자체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현재 일본에서 수입한 자재는 16개 품목에 달하지만, 수입액은 지난해 기준 17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대한전선은 절연물 등 일본산 품목에 대해서도 현재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수출 규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고려해 독일, 핀란드 등 유럽산 소재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 2015년부터 일본 소재를 대체하는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이후 매년 일본산 소재 대체제 확보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며 "공급처를 1곳으로 일원화하면 (이번 수출 규제 처럼) 향후 리스크가 있다는 판단도 있었고, 원가 절감 차원에서도 소재를 다변화하기 위해 전사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일진전기는 핵심 소재 관련해 일본산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 영향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전선 업계에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제품 물량 또한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에서도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같은 전자 업계와 달리 대부분 대체 자원 확보가 가능할 뿐더러 우리 업체들의 기술력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일본 기술 의존도도 상당히 낮다"고 전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