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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지소미아 종료 후폭풍 올까 '노심초사'…왜?

日 지소미아 종료 보복으로 소재 수출 규제 확대 가능성 높아 단기적인 국내 증시 하락세는 불가피…28일 일본 대응에 '주목'

증권가, 지소미아 종료 후폭풍 올까 '노심초사'…왜?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2019.08.23.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증권업계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보복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 이어 로봇, 방산 원자력, 공작기계, 이차전지 등으로 규제 분야를 확대하는 등 국내 산업계에 후폭풍이 몰아닥칠 수 있어서다.

일본의 반격이 시작되면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은 실적이 떨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기업 펀더멘털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도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일단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영향으로 단기적인 국내 증시 하락은 불가피할 수 있으며 오는 28일 일본 정부의 대응에 따라 갈등이 증폭될 지 아니면 봉합될 수 있을 지 판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 2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양국간 안보협력환경에 변화를 초래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

청와대는" 이런 상황에서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키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며 향후 외교경로 통해 지소미아 종료를 일본에 통보키로 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알려진 이후 다음날인 23일 국내 증시는 한일 무역 갈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하락 출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23일 전 거래일(1951.01)보다 8.59포인트(0.44%) 내린 1942.42에 출발했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612.25)보다 5.97포인트(0.98%) 내린 606.28에 출발했다.

분야별로는 건설업(-0.88%), 전기가스업(-0.76%), 증권(-0.71%), 음식료품(-0.70%), 비금속광물(-0.66%), 철강·금속(-0.60%), 보험(-0.56%), 통신업(-0.51%), 화학(-0.50%), 의료정밀(-0.49%), 금융업(-0.44%)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코스피지수는 소폭 오름세를 보이며 전 거래일(1951.01)보다 2.71포인트(0.14%) 내린 1948.30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612.25)보다 3.27포인트(0.53%) 내린 608.98에 마감했다.

투자자별 매매 현황을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 러시 행보를 보인 반면에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섰고 기관은 코스피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 하루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912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77억원의 주식을 매수했고 기관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 방어를 위해 663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388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았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350억원, 79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우리나라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앙심을 품은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수출 규제에 이어 추가 규제에 나서는 등 또 다른 보복으로 맞대응하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한일 양국이 서로를 향해 보복 조치를 번갈아 단행하는 사태로 번져 국내 산업계와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이후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양국의 갈등이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 심리가 훼손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것은 경제와 증시에 부정적인 이슈"라며 "이번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영향은 오는 28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실시 때 확인될 수 있다. 개별허가 품목이 반도체 소재 3개에서 다른 품목으로 확대되면서 단기적 갈등이 좀더 극대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2차 수출 규제 조치는 오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당장 일본은 우리 산업계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기 위한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반적인 투자심리는 또 한번 외부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 이어 로봇, 방산 원자력, 공작기계, 이차전지 등으로 규제 분야를 확대했을 때 수혜주로 분류되는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소재 공급 부족 현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은 SKC코오롱PI, 코오롱인더, SKC,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원익머트리얼즈 등이 거론된다.

반도체 레지스트 부문에서는 동진쎄미켐,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반도체 에칭가스 분야에서는 SK쇼와덴코, 원익머트리얼즈 등이 주목된다.

이외에도 타이거일랙, SKC솔믹, 마이크로컨텍솔, 에스앤에스텍, 티씨케이, 이녹스첨단소재, 솔브레인, SK머티리얼즈 등이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에 따른 수혜주로 거론된다.


로봇 분야에서는 일본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는 로봇용 감속기 생산업체인 에스피지, 2차전지 액체 전해질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바이오젠 등이 수혜주로 분류된다.

첨단소재 분야에 대한 일본 수출규제가 확대될 경우 LG화학, SKC, 효성첨단소재 등 국내 하이브리드 화학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이트리스트 제외 품목에서 OLED 전용 장비·소재보다 반도체 공정과 유사한 TFT 공정용 장비·소재 및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부품이 부각되고 있다"며 "SKC코오롱PI, 신화인터텍, 에스앤에스텍 등이 관심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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