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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내려놓겠다"…황교안의 '보수 통합' 실현 가능성은

"저를 내려놓겠다"…황교안의 '보수 통합' 실현 가능성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文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8.2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최근 보수 정치권에서는 연일 '보수 통합'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적 이합집산이 다시 꿈틀대는 셈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바른미래당의 특정 인사들의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보수 통합'의 현실화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전날(2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된 '文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 자리에서 보수 우파 세력의 결집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20번 총선에서 우리가 세번을 졌고, 이 앞에 선거에서 졌다. 왜 졌을까. 분열 때문"이라며 "저는 자유우파 통합을 위해서 저를 내려놓겠다. 죽기를 각오하고 앞장서겠다"고 보수 통합 의지를 천명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의 유승민 전 대표를 직접 언급하며 통합 필요성을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유 의원과 통합하지 않으면 한국당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바른미래당을 향한 러브콜은 비단 유 전 대표뿐만이 아니다.

한국당은 오는 27~28일 정기국회 전 의원 연찬회에서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강사로 초청했다. 김 교수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의 측근 인사로 평가되는 인사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연례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정기국회 전 연찬회에 김 교수를 초청한 것을 두고 결국 안 전 대표까지 포함한 야권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다만 황 대표와 한국당의 이 같은 움직임이 실제 보수 야권 통합으로 이어질지 속단하기 어렵다.

야권 통합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취할 수 있는 여러 움직임 중에 하나지만, 실제로 실현하려면 각 당 공천과 맞물려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은 공천 움직임은 아직 시작도 못 한 상황이다.

아울러 야권 통합을 이뤄낸다고 가정하더라도 극적인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보다 총선에 가까운 시기에 이뤄져야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2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보수 통합은) 황 대표가 스스로를 내려놓는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각 정치인들 개개인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며 "조국 사태·지소미아 문제 등이 터짐에 따라 '분열하면 이 시기를 놓친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황 대표가 무엇을 한다고 해서 우파 통합이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전 대표 측도 황 대표 발언에 대해 크게 평가하지 않는 모습이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황 대표의 우파 통합 발언에 대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러가지 던져보는 아이디어 중 하나일 것"이라며 "실제로 통합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의 한국당 연찬회 초청 강연에 대해서도 "강연은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MBN의 '일요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지금 바른미래당이 한국당과 통합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그건 안 된다. 바른미래당이 한국당과 통합하면 또 다시 양당 체제의 극한 대결로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바른미래당이 한국당과 통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일종의 정치적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